호텔의 초콜렛
호텔 룸서비스가 가져다준 초콜렛 한 조각에서 모든 것이 시작됐다. 침대 위 작은 은쟁반 위에 놓인 그것은 평범해 보였지만, 난 그 순간 알았어야 했다. 보통의 호텔 초콜렛은 정사각형 모양인데, 이것은 완벽한 오각형이었으니까.
나는 그날 밤 달콤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초콜렛을 입에 넣었다. 혀끝에 닿는 순간, 쓴맛과 단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묘한 따뜻함이 입안을 채웠다. 그리고 내 시야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호텔 방의 벽이 물결처럼 일렁이더니, 눈 깜짝할 사이 나는 전혀 다른 공간에 서 있었다.
"마침내 오셨군요, 손님." 턱시도를 입은 남자가 나를 향해 고개를 숙였다. 그의 손에는 똑같은 오각형 초콜렛이 담긴 은쟁반이 들려 있었다. "환영합니다, 제8차원 호텔에."
주변을 둘러보니 끝없이 이어지는 복도와 문들이 보였다. 천장은 우주의 성운처럼 빛나고 있었고, 바닥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했다. 놀라운 것은 이 모든 것이 초콜렛 향으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이었다. 깊고 풍부한, 그러나 결코 질리지 않는 향기.
"이곳은 현실의 틈새에 존재하는 특별한 공간입니다," 턱시도 남자가 설명했다. "오직 특별한 초콜렛을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죠. 당신은 수천 명 중 한 명, 우리의 초대에 응한 사람입니다."
그는 나를 호텔 깊숙한 곳으로 안내했다. 각 방문을 지날 때마다 다른 세계의 조각들이 보였다. 한 방에서는 중력의 법칙이 뒤집혀 있었고, 다른 방에서는 시간이 거꾸로 흐르고 있었다. "우리는 현실들 사이의 교차점을 관리합니다. 그리고 당신... 당신은 다음 관리인이 될 자질이 있습니다."
그가 작은 초콜렛 상자를 건네며 말했다. "이 상자 안에는 서로 다른 현실로 가는 열두 개의 초콜렛이 있습니다. 당신이 선택한 현실이 당신의 새로운 집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한 번 선택하면, 돌아올 수 없습니다."
나는 망설였다. "제가 지금의 현실로 돌아가고 싶다면요?"
그는 슬프게 웃었다. "불가능합니다. 당신이 첫 번째 초콜렛을 먹는 순간, 당신의 원래 세계는 이미 닫혔습니다.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르죠."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호텔 체크인할 때 서명한 서류, 룸서비스를 요청할 때 들은 이상한 질문들... 모두 이것을 위한 준비였다. 내 손에 들린 초콜렛 상자가 무거워졌다. 열두 개의 현실, 열두 개의 인생. 나는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었다. 각각의 초콜렛은 서로 다른 모양, 다른 빛깔을 띠고 있었다. 나는 깊게 숨을 들이쉬고 선택했다. 결국, 모든 여행은 항상 그렇듯이, 첫 번째 발걸음으로 시작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