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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판타지

호텔 판타지: 문 너머의 세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자 11층의 공기가 달랐다. 오래된 종이와 라벤더가 뒤섞인 향기가 내 코끝을 간질였다. 내가 예약한 11호는 분명 평범한 비즈니스 호텔 객실이었다. 적어도 웹사이트에서는 그랬다.

"실례합니다만, 이 층이 맞나요?" 나는 덜컥거리는 카트를 밀고 가던 객실 정리원에게 물었다. 그녀는 마치 내가 투명한 사람인 것처럼 그대로 지나쳐 갔다. 복도는 내가 아는 모든 호텔과 달랐다. 빛바랜 붉은 벨벳 벽지와 낡은 황동 벽등들, 발아래 깔린 페르시안 카펫은 적어도 한 세기 전의 것처럼 보였다.

1101호 문 앞에 서자 손잡이가 저절로 돌아갔다. 문이 열리며 내부가 드러났다. 천장까지 닿는 책장들, 깃털 펜과 잉크병이 놓인 앤티크 책상, 그리고 창문 너머로는... 현대적인 도시 풍경 대신 끝없이 펼쳐진 안개 낀 숲이 보였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광경이었다.

"마침내 오셨군요." 방 안쪽 안락의자에서 한 노인이 일어섰다. 그의 수트는 완벽하게 재단되어 있었지만, 스타일은 1920년대에 멈춰있었다. "당신의 예약을 기다린 지 92년이 되었습니다."

"제 예약은 어제 밤에 했습니다." 내 목소리가 떨렸다.

"시간은 이곳에서 직선이 아닙니다." 그는 창가로 걸어가며 말했다. "판타지 호텔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곳은 당신이 찾던 곳입니다... 비록 당신이 그것을 알지 못했더라도."

책상 위에는 내 이름이 쓰인 오래된 책 한 권이 놓여있었다. 표지에는 오늘 날짜가 금박으로 새겨져 있었다.

"이것은... 무엇인가요?" 내가 물었다.

"당신의 이야기입니다. 아직 쓰이지 않은." 노인이 미소 지었다. "모든 투숙객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가지고 떠납니다. 하지만 먼저, 당신은 선택해야 합니다."

그는 두 개의 열쇠를 내밀었다. 하나는 현대적인 키카드였고, 다른 하나는 녹슨 황동 열쇠였다.

"키카드는 당신이 알던 세계로 돌아가는 길입니다. 편안하고 예측 가능하죠. 황동 열쇠는..." 그의 눈이 반짝였다. "당신이 항상 갈망했지만 두려워했던 모든 것으로 가는 문을 엽니다."

창문 너머로 안개 속에서 빛이 깜박였다. 멀리서 종소리가 울렸다. 나는 떨리는 손을 뻗었다. 선택하는 순간, 내 인생이 완전히 달라질 것임을 알았다. 두 개의 열쇠가 내 앞에서 빛나고 있었다. 어느 쪽이든, 이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