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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품호텔

호텔 화장품의 비밀

그 호텔 화장품에는 누군가의 비밀이 담겨 있었다. 작고 하얀 용기에 담긴 로션을 손바닥에 짜내던 순간, 나는 내가 찾던 단서를 발견했다.

나는 5성급 호텔 '더 그랜드'의 객실 정리부 책임자로 일한 지 15년째였다. 수천 개의 방을 정리하며 나는 사람들이 놓고 가는 물건들을 통해 그들의 삶을 읽는 기술을 터득했다. 립스틱 자국이 묻은 와인잔 두 개, 다른 방향으로 눌린 베개들, 화장실 바닥에 떨어진 다이아몬드 귀걸이 하나. 이런 것들이 모두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하지만 1204호는 달랐다. 매주 금요일마다 같은 여성 투숙객이 찾았고, 항상 하루만 머물렀다. 그녀는 단 하나의 화장품도 사용하지 않았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작은 샴푸, 린스, 바디워시, 로션까지 모두 그대로였다. 하지만 침대는 항상 뒤엉켜 있었고, 욕실은 사용한 흔적이 역력했다.

그날, 나는 그녀가 체크아웃한 직후 1204호에 들어갔다. 공기 중에 무거운 침묵이 내려앉은 듯했다. 침대 시트는 평소처럼 엉망이었고, 욕실은 젖어 있었지만, 화장품은 여전히 완벽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직감적으로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로션 용기를 집어들었을 때, 무게가 달랐다. 너무 가벼웠다. 내용물이 들어 있는 것 같지 않았다. 캡을 열자 로션 대신 작은 종이가 말려 있었다. 떨리는 손으로 펼쳐보니 그것은 주소와 이름이 적힌 메모였다. '제임스 카터, 블루베리 로드 47번지'.

다음 날, 나는 호기심을 이기지 못하고 그 주소를 찾아갔다. 낡은 아파트 건물이었다. 벨을 눌렀지만 아무도 응답하지 않았다. 옆집 노인은 제임스가 6개월 전에 사망했다고 했다. 그의 아내는 매주 금요일마다 어딘가로 외출한다는 것. 그녀가 남편의 골회 항아리를 가지고 간다는 소문이 있다고 했다.

돌아오는 길에 더 그랜드 호텔을 올려다보았다. 1204호의 창문은 어둡게 빛났다. 그 방은 이미 다른 손님들로 채워졌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알고 있었다. 매주 금요일, 한 여인이 남편과의 마지막 밤을 재현하기 위해 같은 방에 묵는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는 호텔의 작은 화장품 용기에 메시지를 남겨, 누군가 그녀의 이야기를 알아주기를 바랐던 것이다.

다음 금요일, 나는 1204호 앞에서 망설였다. 손에는 작은 화장품 세트가 들려 있었다. 그 안에는 내가 직접 쓴 메모가 담겨 있었다.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문 아래로 밀어 넣고 조용히 발걸음을 돌렸다. 때로는 가장 작은 용기 속에 가장 큰 위로가 담길 수 있다는 것을 알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