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와 대표님: 그림자의 미스터리
대표님이 죽던 날, 회사의 모든 CCTV가 정확히 오후 3시 17분에 멈췄다. 나는 그 시간에 옥상에 있었다. 혼자라고 생각했다.
김 대표는 언제나 완벽함을 추구했다. 그의 오피스에 들어서면 언제나 느껴지는 샌달우드 향수와 서류 더미 사이로 흘러나오는 클래식 음악은 그가 없는 지금도 생생하다. 그는 직원들 사이에서 '절대 미소 짓지 않는 신'으로 불렸다. 12년간 한 번도 그의 웃음을 본 적 없다고 자랑하는 이사가 있을 정도였다.
"이게 무슨 소리지?" 14층에서 들려온 충격음에 나는 옥상 난간에서 담배를 비벼 껐다. 회사 건물의 모든 창문이 동시에 열리면서, 수백 장의 종이가 나비처럼 공중을 맴돌았다. 그것들은 모두 김 대표의 서명이 찍힌 사직서였다.
경찰은 자살로 결론 지었다. 하지만 수수께끼 같은 메모 한 장이 내 책상에 놓여 있었다. "진실은 항상 그림자 속에 있다." 김 대표의 필체였다.
회사는 예상대로 혼란에 빠졌다. 이사회가 긴급하게 소집되었고, 후임 대표 선출을 위한 회의가 진행되었다. 이상하게도 나는 그 회의에 초대받았다. 중간 관리자에 불과한 내가.
"차 과장, 고인이 남긴 USB를 보셨나요?" 회의실에서 최 이사가 물었다. 모든 눈이 나를 향했다. 나는 USB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
그날 밤, 사무실로 돌아왔다. 김 대표의 오피스는 봉인되어 있었지만, 그의 메모가 나를 이끌었다. '그림자 속의 진실'—그의 오피스에서 오후 3시 17분, 햇빛이 만드는 그림자를 확인해야 했다.
책장의 그림자가 드러낸 것은 작은 금고였다. 비밀번호는? 시도 끝에 '03-17'—그가 죽은 시간—을 입력했더니 열렸다. 안에는 USB와 함께 또 다른 메모가 있었다. "차 과장, 당신만이 볼 수 있습니다. 회사의 실체를."
USB의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우리 회사가 10년간 진행해온 모든 프로젝트, 그 이면에 숨겨진 불법 거래와 자금 세탁의 증거들. 그리고 마지막 폴더에는 내 이름이 있었다. 열어보니 내 인생의 모든 순간들—학창 시절부터 회사에 입사하기까지—이 담긴 사진들과 보고서가 있었다.
마지막 페이지에 적힌 문장은 내 온몸을 떨게 했다. "차 과장, 당신은 내 아들입니다." 그리고 오늘, 새로운 대표로 선출된 내가 이 회사의 실체를 마주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