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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맛집

회사 맛집: 마지막 한 접시의 비밀

오늘도 회사 구내식당은 꼭두새벽부터 기다리는 직원들로 줄을 이뤘다. 내가 다니는 회사가 갑자기 맛집으로 소문난 건 딱 한 달 전부터였다. 입사한 지 5년, 한 번도 맛있다고 생각해본 적 없는 구내식당이 어느 날부터 '줄 서서 먹는 회사 맛집'으로 변모했다.

아침 일찍 도착해 20분을 기다려 받은 김치찌개에서는 묘하게 달콤한 감칠맛이 났다. 숟가락을 떠넣자 붉은 국물이 살짝 끓어오르며 후각을 자극했다. 육수가 진하게 우러난 두부는 입에 넣는 순간 녹아내렸고, 김치는 적당히 익어 단맛과 신맛의 균형이 완벽했다. 이전의 구내식당 음식과는 차원이 달랐다.

"이제야 점심 시간이 기다려지네." 옆자리 김 대리가 말했다. 나도 고개를 끄덕였다. 구내식당의 변화 이후, 외부 식당에서 식사하는 직원이 단 한 명도 없었다. 입소문이 퍼지자 다른 층 직원들까지 우리 층 식당으로 몰려들었다.

그러나 이상한 점은 있었다. 식당의 조리사는 여전히 그 무표정한 박 씨였고, 주방 시설이나 식재료 공급업체도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맛은 하루아침에 천국과 지옥을 오간 것처럼 달라져 있었다.

그날 저녁, 야근을 하던 나는 우연히 어두운 구내식당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을 발견했다. 호기심에 문을 살짝 열자, 박 씨가 커다란 냄비에 무언가를 넣고 있었다. 이상하게도 그의 손에는 요리책이 아닌 두꺼운 공책이 들려 있었다.

"이거... 또 한 명 추가요."

그가 중얼거리며 공책에 무언가를 적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직원들의 이름과 얼굴이 그려진 명단이었다. 내 이름도 거기에 있었고, 이름 옆에는 '김치찌개 선호'라고 적혀 있었다.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던 나는 그만 문에 기대어 소리를 내고 말았다. 박 씨의 시선이 나에게 향했다.

"아, 김 과장님. 어서 오세요. 마침 좋은 타이밍에 오셨네요."

그의 미소는 이전과 달리 따뜻했다. 그는 나를 주방으로 초대했고, 냄비 속을 보여주었다.

"이게 우리 회사의 비밀입니다. 직원들의 마음을 읽는 레시피죠."

냄비 속에는 평범한 재료들만 있었지만, 그는 각 재료를 넣을 때마다 직원들의 이름을 속삭였다. 그리고 설명했다. 회사가 위기에 처하자 직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본사에서 그를 특별 훈련시켰다고. 그는 사람의 표정과 행동만 보고도 그 사람이 가장 좋아할 만한 맛을 찾아낼 수 있었다.

"내일은 뭘 드시고 싶으세요, 김 과장님?"

그의 질문에 어떤 대답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저 입에서 나온 대로 "된장찌개요"라고 말했다.

다음 날 점심, 배식대 앞에 서자 박 씨는 미소를 지으며 나를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메뉴판에는 오늘의 메뉴가 '된장찌개'라고 적혀 있었다. 한 접시를 받아들고 자리에 앉아 첫 숟가락을 떴을 때, 나는 깨달았다. 이 맛은 내가 어릴 적 외할머니 집에서 먹던 바로 그 맛이었다. 입안 가득 퍼지는 추억의 맛에, 문득 이 회사를 떠날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