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드라마: 우리가 나눈 일곱 개의 과자
그날 밤, 어머니가 남기고 간 간식 바구니는 우리 사이에 놓인 시한폭탄이었다. 형과 나, 그리고 우리의 오래된 앙금.
형은 텔레비전 앞에 앉아 드라마를 보고 있었다. 나는 주방에서 물잔을 들고 거실로 들어섰을 때, 그가 바구니에 손을 뻗는 것을 보았다. 과자 봉지를 뜯는 소리가 셀로판지 흔드는 소리처럼 날카롭게 울렸다. 열다섯 해 동안 함께 살았지만, 우리는 말 한마디 나누지 않은 지 이미 삼 년이 지났다.
"형." 내 목소리는 텔레비전 소리에 묻혔다. 화면 속에서는 주인공이 비에 젖은 얼굴로 무언가를 절절히 호소하고 있었다. 형은 과자를 입에 넣으며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바구니에는 어머니가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간식들이 가득했다. 초코파이, 새우깡, 감자칩, 쿠키, 사탕, 젤리, 그리고 견과류. 일곱 가지. 우리가 어릴 적 함께 즐겨 먹던 것들이었다.
"나도 좀 먹을게." 용기를 내어 말했다. 열다섯 살에 집을 나간 형이 돌아온 지 일주일째였다. 어머니의 장례식 때문이었다.
형은 여전히 대답이 없었지만, 바구니를 중앙으로 밀어 놓았다. 내가 손을 뻗어 초코파이를 집었을 때, 화면 속 드라마는 광고로 바뀌었다. 갑작스러운 침묵이 우리 사이를 채웠다.
"이거 맛있었지." 내가 말했다. "기억나? 우리 초등학교 때 노래방 가는 척하고 이거 사 먹으러 다녔잖아."
형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처음 보는 표정 변화였다. 그는 새우깡을 집어 들었다. "너는 항상 새우깡만 먹겠다고 고집 부렸지."
그렇게 우리는 간식을 먹으며 조금씩 말을 주고받았다. 한 개의 초코파이, 한 줌의 새우깡, 몇 장의 감자칩이 오가는 동안 우리의 이야기도 천천히 오갔다. 드라마가 끝나갈 무렵, 바구니는 거의 비어가고 있었다.
"어머니가 일부러 그러신 것 같아." 형이 문득 말했다. "이 간식들, 우리가 어릴 때 함께 먹던 것들만 골라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는 마지막까지 우리가 화해하길 바라셨다. 눈물이 차올랐다.
드라마의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동안, 형은 마지막 남은 견과류를 두 손으로 나누어 하나를 내게 건넸다. 우리는 말없이 함께 씹었다. 밤이 깊어갔고, 바구니는 비었지만, 우리 사이의 무언가는 다시 채워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인생이라는 드라마는 간식처럼 짧고 달콤하게, 때로는 짭조름하게 끝나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