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간식: 썸타기의 달콤한 위험
매일 오후 3시 12분, 그녀는 캐러멜 마끼아또를 두 잔 들고 내 책상 앞에 나타났다. 습관처럼 반복되는 일상이 되었지만, 우리는 그것을 '우연'이라 불렀다.
"오늘도 간식 시간인가 봐요?" 그녀의 목소리는 따뜻한 캐러멜처럼 달콤했다. 미소를 짓는 입꼬리에서 캐러멜이 녹아내리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나는 매일 이 시간을 기다리면서도, 기다리는 기색을 내지 않기 위해 애썼다. 우리 사이에 흐르는 이 묘한 긴장감이 깨질까 봐.
회사 사람들은 우리를 '간식 메이트'라고 불렀다. 커피와 함께 나누는, 서랍 속에 숨겨둔 초콜릿과 쿠키들. 그것은 우리만의 비밀스러운 의식이었다. 말로는 "단지 당 충전이 필요해서"라고 했지만, 진짜 충전되는 건 따로 있었다.
"이번 주말에 새로 생긴 디저트 카페 가볼래요?" 어느 목요일, 그녀가 물었다. 동료로서의 선을 넘나드는 제안에 내 심장은 밀크티를 흔들어 놓은 것처럼 거품이 일었다.
"그냥 동료끼리 간식 탐방이죠, 뭐." 그녀는 덧붙였다. 그래, 이것이 바로 '썸타기'라는 위험한 게임의 규칙이었다. 선을 넘지 않으면서도 계속해서 선을 긋는 행위. 나는 아무렇지 않은 척 고개를 끄덕였다.
주말, 우리는 카페에서 다섯 가지 디저트를 나눠 먹었다. 포크 하나로 티라미수를 번갈아 떠먹으며, 우리는 서로의 눈을 마주쳤다가 피했다. 손이 스치면 우연인 척했고, 대화가 끊기면 날씨 얘기를 했다.
"사실..." 그녀가 입을 열었다가 다시 닫았다. 그 순간 내 휴대폰이 울렸다. 전 여자친구였다. 나는 통화를 거절했지만, 이미 분위기는 깨져 있었다.
다음 날부터 그녀는 더 이상 오후 3시 12분에 나타나지 않았다. 커피 대신 이메일을 보냈고, 간식은 각자 먹었다. 회사에서 마주치면 어색한 미소만 교환했다. 썸은 간식처럼 달콤했지만, 결국 소화불량만 남겼다.
한 달 후, 그녀의 자리에 사직서가 놓였다. 서랍을 정리하는 그녀에게 다가가 물었다. "왜 그때 말을 멈췄어요? '사실...' 다음에 뭐라고 하려 했어요?"
그녀는 쓸쓸한 미소를 지었다. "사실, 간식은 핑계였어요. 당신이 필요했던 거죠."
그제서야 깨달았다. 우리는 간식처럼 서로를 소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맛보고, 즐기고, 하지만 결코 주식으로 삼지는 않는. 그녀의 책상 위에는 반쯤 먹다 만 초콜릿 쿠키가 남아있었다. 마치 우리의 이야기처럼, 달콤하게 시작해서 끝내 미완으로 남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