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식 여행: 달콤한 기억의 항로
첫 번째 정거장은 할머니의 간식 상자였다. 버스가 출발하는 순간, 할머니는 내 손에 낡은 철제 도시락 상자를 쥐여주셨고, 그 안에는 내 어린 시절의 지도가 펼쳐져 있었다.
상자를 열자 달콤한 꿀호떡 냄새가 버스 좌석 사이로 스며들었다. 옆자리 승객의 코가 살짝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호떡 표면의 갈색 물결과 그 사이로 흐르는 꿀은 마치 강과 산맥이 어우러진 지형도 같았다. 한 입 베어 물자 입안에서 폭발하는 단맛이 고향으로 가는 길목의 첫 안내판이 되었다.
두 번째 정거장은 바삭한 김밥 조각이었다. 산길을 돌아 해안가에 도착했을 때, 나는 할머니가 싸주신 김밥을 꺼냈다. 바다를 마주하고 먹는 김밥의 맛은 달랐다. 소금기 있는 바닷바람이 김의 향과 어우러져 미세한 파도처럼 혀 위에서 일렁였다. 마치 오래된 여행 사진첩을 넘기는 듯, 각 김밥 조각마다 다른 추억의 풍경이 담겨 있었다.
세 번째 정거장에서는 새콤달콤한 과일 조각들을 만났다. 강변 휴게소에 멈췄을 때, 나는 할머니가 정성스레 깎아 넣어준 사과와 배, 귤 조각들을 하나씩 입에 넣었다. 각 과일은 내가 지나온 계절들의 맛을 간직하고 있었다. 사과의 달콤함은 가을 운동회에서 받은 금메달 같았고, 배의 시원함은 여름 냇가에서의 물장구 같았다. 귤의 새콤함은 겨울방학 첫날의 설렘을 닮았다.
마지막 정거장, 나는 할머니가 손수 구운 작은 쿠키 하나를 꺼냈다. 목적지에 도착한 지 한참이 지난 밤이었다. 버터와 계피가 어우러진 향기가 좁은 모텔 방을 가득 채웠다. 쿠키를 반으로 나눠 한 조각을 창가에 놓았다. 할머니가 늘 그러셨듯이, 여행 중에는 늘 음식을 나눠야 한다고 했다. "여행은 혼자 가도 함께하는 것"이라고.
그때 깨달았다. 내가 가져온 간식 상자는 단순한 먹거리가 아니라, 할머니가 내게 건네준 인생 여행의 지침서였다는 것을. 상자 바닥에 붙은 작은 쪽지에는 할머니의 삐뚤빼뚤한 글씨로 적혀 있었다. "인생은 여행이고, 간식은 네가 멈춰 쉬어갈 쉼표란다."
나는 창문을 열었다. 밤바람이 간식 부스러기를 데리고 방 안을 맴돌았다. 어쩌면 우리는 모두 누군가의 간식 상자 속에 담긴 작은 추억 조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휴대폰을 꺼내 할머니께 문자를 보냈다. "할머니, 저 도착했어요. 간식 맛있게 먹었어요. 다음에는 제가 할머니께 간식 상자를 준비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