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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이별

여행과 이별: 돌아오지 않는 티켓

마지막 기차는 항상 떠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나는 그중에서도 유독 홀로 서 있는 그녀를 알아봤다. 손에 쥔 편도 티켓이 가을바람에 살짝 흔들렸다. 우리가 함께 떠나기로 했던 여행의 증표였다.

그녀의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모습이 역광 속에서 춤을 추는 것 같았다. 목젖까지 차오른 말들이 소리 없이 가라앉았다. 이 역에서 우리는 몇 번이나 만남과 이별을 반복했던가. 커피 잔 위에 피어오르는 김처럼, 환승역의 계단을 오르내리던 발걸음처럼, 우리의 관계는 늘 끊임없이 움직였다.

"이번에는 정말 혼자 가는 거야?" 내 목소리가 기차 소음에 파묻힐까 두려웠다. 그녀는 잠깐 멈춰 섰지만 뒤돌아보지 않았다. 승강장 바닥에 떨어진 그녀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져 내 발끝에 닿았다.

"우리가 계획했던 모든 장소를 혼자 가볼 거야. 네가 그토록 보고 싶어 했던 산토리니의 석양도, 밀라노의 좁은 골목길도." 그녀의 목소리에는 더 이상의 망설임이 없었다. "네가 없는 여행이 어떤 건지, 내가 체크하기로 했어."

뒤늦게 깨달았다. 우리의 여행 계획은 항상 미래 시제였다는 것을. '언젠가', '나중에', '시간이 나면'이라는 조건부 약속들로 가득했다는 것을. 그녀는 더 이상 기다리지 않기로 한 것이다.

역내 방송이 마지막 탑승을 알렸다. 그녀의 가방에 매달린 작은 방울 소리가 점점 멀어져 갔다. 우리가 함께 장식했던, 행운을 빌어주는 종이라고 했었다. 이제 그 소리는 우리의 이별을 알리는 종소리가 되었다.

그녀가 기차에 오르기 직전, 불현듯 뒤를 돌아보았다. 그 순간 나는 그녀의 눈에 맺힌 결심과 해방감을 보았다. 처음으로 자신만의 여행을 떠나는 사람의 눈빛이었다. 거기에는 슬픔보다 기대가 더 컸다.

기차가 떠난 후, 주머니 속에서 구겨진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그녀가 나에게 남긴 마지막 메모였다. "모든 여행에는 돌아오는 길이 있어. 하지만 이별은 단방향 티켓이야. 내가 모든 곳을 다녀보고 나서, 정말 돌아오고 싶은 곳이 네 곁인지 알게 될 거야." 그 아래로는 그녀가 방문할 도시들의 이름이 적혀 있었고, 맨 마지막 행선지는 물음표로 남겨져 있었다.

텅 빈 승강장에 홀로 서서, 나는 처음으로 이해했다. 때로는 누군가를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 그들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을. 그리고 진정한 여행은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위험을 감수할 때 시작된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