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간식의 역설
맹목적인 손가락이 유한한 과자 봉지를 더듬었을 때, 나는 그제서야 내 인생이 바닥났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회사 휴게실 자판기 앞에 서서 동전을 넣는 순간까지만 해도 평범한 화요일이었다. 형광등 아래 진열된 다채로운 간식들은 마치 작은 보물 상자처럼 반짝였다. 바삭한 감자칩, 달콤한 초콜릿, 짭조름한 견과류까지. B-7 버튼을 눌렀을 때 나는 아직 몰랐다. 그 '재밌는 간식'이 내 삶을 뒤흔들 거라는 사실을.
"신상품! 진짜 재밌는 간식 - 한 봉지에 담긴 행복"이라는 문구가 적힌 이 화려한 봉지는 보통의 과자보다 두 배는 비쌌다. 그래도 한번쯤은 시도해볼 만했다. 자리로 돌아와 봉지를 뜯자 달콤한 카라멜 향이 사무실 공기를 가로질렀다. 동료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쳐다봤다.
"뭐야, 그거?"
"몰라, 재밌는 간식이래. 한번 먹어볼래?"
하나를 집어 입에 넣는 순간,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갑자기 웃음이 터져 나왔다. 억제할 수 없는, 진심 어린 웃음이었다. 마치 내 인생에서 가장 재미있는 농담을 들은 것처럼. 동료들도 한 개씩 먹어보더니 같은 반응을 보였다. 우리는 서류더미 위에서 배를 잡고 웃었다.
처음엔 그저 재미있는 간식 효과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과자를 다 먹은 후에도 웃음이 멈추지 않았다. 그리고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그 간식을 찾기 시작했다. 일주일 만에 도시 전체가 웃음바다가 되었다. 처음엔 좋았다. 사람들은 서로를 더 친절하게 대했고, 범죄율은 급감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두 번째 주가 지나자 사람들은 더 이상 일하지 않았다. 그저 웃고, 또 웃었다. 도시 기능은 마비되었고, 정부는 '재밌는 간식'을 규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사람들은 중독되었다. 약간의 행복과 웃음을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나는 마지막 남은 간식 봉지를 들고 옥상에 올라갔다. 도시는 혼돈 속에 있었다. 웃음소리와 비명이 뒤섞인 기괴한 소음이 들렸다. 봉지를 열자 익숙한 달콤한 향기가 코를 찔렀다. 마지막 한 개를 집어 들었다. 이것이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마지막 선택이었다.
입에 넣기 전, 작은 글씨로 쓰인 성분표를 보았다. "주의: 행복은 제한된 자원입니다. 이 제품은 미래의 행복을 현재로 끌어와 사용합니다." 그제서야 모든 것이 이해됐다. 우리는 미래의 행복을 빌려 쓰고 있었던 것이다.
마지막 간식을 입에 넣었을 때, 나는 이미 알고 있었다 - 웃음이 멈출 때 남는 것은 오직 공허함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누군가의 재밌는 간식은 다른 이의 비극이 된다는 역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