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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자매

게임의 밤: 자매의 경계선

"인생의 모든 게임에는 규칙이 있어. 그것을 깨닫는 순간, 너는 이미 지고 있는 거야." 언니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어둠 속에서 형형색색의 LED 조명만이 우리 얼굴을 비추는 밤, 자매 게임 대회의 마지막 날이었다.

나는 여섯 살 때부터 민지 언니와 게임을 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보드게임으로 시작했지만, 우리가 자라면서 게임의 형태도 복잡해졌다. 언니는 항상 이겼고, 나는 항상 졌다. 그것이 우리 사이의 자연스러운 질서였다.

"이번엔 진짜 이길 거야," 내가 컨트롤러를 움켜쥐며 속삭였다. 엄지손가락에 땀이 배어나왔다. 모니터 속 캐릭터들이 우리의 명령을 기다리며 춤을 추고 있었다. 방 안에는 라면 냄새와 탄산음료 향이 뒤섞여 있었고, 창밖에서는 여름 끝자락의 매미 소리가 들려왔다.

언니는 미소 지었다. 그 미소에는 항상 내가 읽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준비됐어, 세연아?"

게임이 시작되고, 우리의 손가락은 컨트롤러 위에서 춤을 췄다. 클릭, 탁, 클릭. 리듬은 점점 빨라졌고, 화면 속 캐릭터들은 우리의 의지에 따라 움직였다. 언니의 캐릭터가 내 캐릭터를 공격할 때마다 나는 숨을 들이켰다. 이번에는 달랐다. 내가 조금씩 앞서고 있었다.

"너... 실력이 늘었네." 언니의 목소리에 놀라움이 묻어났다. 내가 그녀를 앞지르는 것은 15년 만의 일이었다.

게임은 막바지에 이르렀다. 내 체력 바는 거의 바닥이었지만, 언니의 상태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한 번의 공격만 성공하면 승리할 수 있었다. 내 손가락이 결정적인 버튼을 향해 움직이는 순간, 갑자기 방의 불이 켜졌다.

"뭐하고 있어? 내일 민지 시험 있다며?" 엄마의 목소리에 우리는 동시에 얼어붙었다. 화면은 여전히 깜빡거렸지만, 게임의 마법은 깨져버렸다.

엄마가 나가고 난 후, 언니는 컨트롤러를 내려놓고 침대에 누웠다. "이제 그만하자."

"하지만 이번엔 내가 이길 수 있었어!" 나는 항의했다.

언니는 천장을 바라보며 말했다. "세연아, 사실... 난 항상 너에게 져주고 싶었어. 그런데 네가 항상 내가 이기길 원한다는 걸 알았어. 네 눈에서 보였거든. 언니가 이겨야 세상의 질서가 유지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았어."

그 말에 나는 할 말을 잃었다. 그동안의 모든 게임, 모든 승부가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었다. 언니는 내가 그녀를 이기도록 유도하고 있었고, 나는 언니가 이기도록 내버려두고 있었다. 우리는 서로 다른 게임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날 밤, 우리는 더 이상 게임을 하지 않았다. 대신 어린 시절의 이야기를 나누며 밤을 지새웠다. 이상하게도, 그 미완성의 게임이 우리 자매 사이에 존재했던 보이지 않는 경계선을 무너뜨렸다. 다음 날 아침, 언니는 대학 기숙사로 돌아갔고, 그녀의 침대 위에는 작은 쪽지가 놓여 있었다. "진짜 게임은 이제 시작이야. 다음에는 규칙 없이 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