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 괴담: 돌아온 귓속말
귓가에 느껴지는 언니의 숨결은 언제나처럼 차가웠다. "수지야, 내일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 이 말은 10년 전 언니가 마지막으로 내게 남긴 말이었다. 10년이 지난 지금도 매일 밤 똑같은 시간, 똑같은 목소리로 들려온다.
우리 집 뒷산에서 언니의 시신이 발견된 그날부터 시작된 일이다. 경찰은 자살로 결론 지었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언니가 말했던 '그것'에 대해. 우리만의 비밀이었다.
언니와 나는 한 살 터울 자매로, 마을에서 '쌍둥이'처럼 불렸다. 외모는 달랐지만 서로의 생각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웠다. 그러다 열여섯 살 봄, 언니가 달라졌다. 밤마다 귓속말로 "걔가 자꾸 쫓아와"라고 반복했다. 처음엔 짝사랑하는 남자애 이야기인 줄 알았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언니의 눈빛은 공허해졌고, 손톱 밑은 검게 변했다.
열일곱 번째 생일, 언니는 내게 마지막 비밀을 털어놓았다. "수지야, 우리 집 다락방에 있는 거울, 절대 들여다보면 안 돼. 그 안에 있는 여자애가 널 데려가려고 해." 그날 밤, 언니는 사라졌고 이틀 후 뒷산에서 발견됐다.
오늘은 내 스물일곱 번째 생일이다. 언니가 죽은 지 정확히 10년이 되는 날. 다락방은 그대로였다. 먼지 쌓인 거울 앞에 서자 내 모습이 보였다. 아니, 나와 똑같이 생긴 누군가가. 그녀는 내게 미소 지었다. 언니를 닮은 미소였다.
"수지야, 이제 비밀을 알려줄게." 거울 속 내 입이 움직였지만, 목소리는 언니의 것이었다. "내가 거울 속으로 들어간 건 너를 지키기 위해서야. 그 아이가 네 몸을 원했어."
그때 등 뒤에서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뒤돌아보니 내 방에서 가져온 일기장이 열려 있었다. 그 안에는 내가 쓴 적 없는 글씨체로 가득했다: '오늘도 거울 속에서 그 계집애의 영혼을 조금 더 먹었다. 열 번의 생일이 지나면 완전히 내 것이 될 거야.'
심장이 얼어붙는 순간, 거울 속에서 진짜 언니의 모습이 보였다. 창백한 얼굴로 입 모양만 움직였다. "수지야, 너는 지금 네 옆에 서 있는 그 아이를 10년 동안 자매라고 불러왔어."
고개를 돌리자 내 옆에 또 다른 '나'가 서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동시에 미소 지었다. 결국 우리는 한 몸이 되기로 했으니까. 이제 누가 진짜 수지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오늘부터 우리는 새로운 자매가 된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우리만의 비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