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매의 이별: 그림자 너머의 진실
동생의 시신을 발견한 것은 내가 아니었다. 내가 발견한 것은 단지 그녀의 부재였을 뿐이다. 침대 위에 남겨진 그녀의 일기장을 열었을 때, 내 손가락은 잉크가 번진 마지막 페이지에서 멈췄다.
"언니가 미워. 나를 내버려둬."
겨울의 차가운 빛이 창틀 사이로 비집고 들어와 방 안을 창백하게 물들였다. 수영이의 방은 언제나 라벤더 향이 감돌았는데, 오늘따라 그 향기가 더 짙게 느껴졌다. 옷장 문이 살짝 열려 있었고, 그녀가 가장 아끼던 하늘색 드레스가 보였다. 침대 옆 작은 탁자 위에는 우리가 마지막으로 함께 찍은 사진이 놓여 있었다. 그 사진 속에서 나는 웃고 있었지만, 수영이의 미소는 어딘가 공허해 보였다.
자매란 무엇인가? 같은 피를 나눈 영혼의 반쪽일까, 아니면 평생 경쟁해야 하는 숙명의 적일까? 우리는 서로에게 얼마나 많은 상처를 주고받았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그저 어느 순간부터 우리의 대화는 짧아졌고, 눈빛은 차가워졌으며, 침묵은 길어졌다.
"수영아, 어디 있니?" 내 목소리는 텅 빈 집안을 헤매다 다시 내게로 돌아왔다.
어제 저녁, 우리는 말다툼을 했다. 사소한 일이었다. 내가 그녀의 노트북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는 이유로. 하지만 그 안에서 본 것은 사소하지 않았다. '오빠에게' 라는 제목의 편지들. 내 남자친구에게 보내는 연애 편지였다. 수영이의 눈에서 눈물이 흘러내릴 때, 나는 그녀의 얼굴을 때렸다. 처음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찰은 그녀가 다리에서 뛰어내린 것으로 추정한다고 했다. 강물은 차가웠을 것이다. 그녀는 수영을 못했다. 이름과는 달리. 강가에 버려진 그녀의 신발과 가방 옆에는 작은 메모가 있었다. "언니, 미안해. 사랑해."
그녀의 방을 정리하면서 서랍 깊숙이 숨겨진 또 다른 일기장을 발견했다. 거기에는 내가 알지 못했던 그녀의 세계가 펼쳐져 있었다. 내가 유학 가기 전, 그녀가 얼마나 나를 동경했는지, 내가 돌아온 후에는 얼마나 나처럼 되고 싶어 했는지. 그리고 내 남자친구를 사랑하게 된 것은 그가 나와 닮았기 때문이라는 고백.
창밖으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수영이가 좋아하던 첫눈이다. 일기장을 가슴에 안고 나는 그녀의 침대에 누웠다. 라벤더 향이 코끝을 스쳤다. 그녀의 체온이 아직 남아있는 것만 같았다.
자매란 서로의 그림자다. 너무 가까워서 보이지 않고, 너무 닮아서 구분하기 어렵다. 우리는 평생 이별을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수영아, 네가 떠난 이 세상에서 나는 반쪽짜리 그림자로 살아가야 한다. 이것이 네가 선택한 우리의 마지막 이별 방식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