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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부모님

돌아온 고백: 부모님의 기다림

내가 열아홉 살에 이 집을 나갔을 때, 부모님의 얼굴은 텔레비전이 꺼진 것처럼 어두웠다. 10년 만에 이 현관문 앞에 서니, 시간은 나만 데리고 달려간 것 같다. 나무 문패는 여전히 삐뚤어져 있고, 초인종 위 작은 흠집도 그대로다. 손가락이 초인종에 닿기 전, 심장이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처럼 뛴다.

"누구세요?" 엄마의 목소리는 더 가늘어졌지만, 그 음색만은 변함없다. 대답을 못하고 몇 초가 흘렀을까, 문이 열리고 엄마의 눈이 내 눈과 마주친다. 시간이 멈춘다. 그녀의 검은 머리카락에 섞인 하얀 실들이 첫눈처럼 반짝인다. 주름진 손으로 입을 가리며 숨을 헉 들이마시는 소리가 들린다.

"어머... 우리 아들..." 그녀의 목소리는 갈라지고, 눈물이 고인다. 평생 단단했던 엄마의 얼굴이 무너진다.

현관 안쪽에서 아버지의 목소리가 들린다. "누구야?" 내 모습을 본 아버지는 말없이 그 자리에 얼어붙는다. 10년 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식탁에 앉아 마주 보는 세 사람. 창문으로 들어오는 늦은 오후의 햇살이 식탁 위 김이 모락모락 나는 찻잔들을 비춘다. 말은 많은데 시작하는 법을 잊은 것만 같다.

"아버지... 어머니..." 목구멍에서 꺼내는 첫 말이 뻣뻣하다. "제가... 그동안..."

아버지가 손을 들어 내 말을 자른다. 늘 그랬듯이. 하지만 이번엔 다르다. "괜찮다. 네가 왔으니 그걸로 됐다."

엄마는 내 손을 꼭 잡는다. 그녀의 손등에 튀어나온 핏줄이 내 죄책감을 증폭시킨다. "10년 전, 제가 동성애자라고 고백했을 때..." 다시 시작한 내 말에 엄마의 손이 미세하게 떨린다.

"우리가 너무 못했어." 엄마의 목소리가 깊은 바다 속에서 올라온다. "네가 우리에게 솔직했는데, 우리는..." 그녀의 눈물이 뺨을 타고 떨어진다.

아버지는 딱딱한 표정으로 창밖만 바라본다.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부드럽다. "너를 이해하지 못했다. 이해하려고도 안 했다. 하지만 네가 없는 10년이... 긴 시간이었다."

식탁 위로 아버지가 서랍에서 꺼낸 편지들이 쌓인다. 낡은 봉투들, 모두 나에게 보내려 했던 것들. 주소를 몰라 보내지 못한 마음들.

"우리도 고백할 게 있어." 아버지가 마침내 내 눈을 똑바로 본다. "우리는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너는... 그냥 우리 아들이야. 그게 전부다."

창밖에서 떨어지는 석양이 우리 세 사람의 그림자를 길게 늘인다. 시간이 갈수록 우리의 대화는 더 쉬워진다. 그리고 마침내 내 입에서 나온다. "다음 주에... 제 파트너도 인사드려도 될까요?"

잠시 침묵이 흐른다. 엄마와 아버지는 서로를 바라본다. 그리고 아버지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번진다. "그래... 데려오렴."

고백은 때로 집을 떠나게 만들지만, 또 다른 고백은 우리를 다시 집으로 데려올 수 있다는 걸, 오늘 밤 나는 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