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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회사

위험한 고백: 회사의 가면 뒤에서

김과장은 내 책상 위에 사표를 내려놓는 순간, 그의 얼굴에 스치는 미소를 놓치지 않았다. 열여덟 번째 사표였다. 그리고 또다시 거절당할 운명이었다.

"제 고백을 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이사님." 그가 말했다. 형광등 아래 그의 안경이 차갑게 빛났다. 오후 7시 27분, 회사는 이미 텅 비어 있었고, 복도 끝에서 청소부의 대걸레 소리만이 희미하게 들려왔다.

"또 사표냐, 김과장. 이유는 똑같겠지?" 나는 웃으며 서류를 밀어냈다. 우리 회사에서 최고의 인재를 잃을 수는 없었다. 특히 분기 실적이 끝나기 전에는.

"아닙니다. 오늘은 다른 이유입니다." 그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회의실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의 그 단호한 톤이 아니었다. 떨림이 있었다. "제가... 회사의 비밀을 알게 되었습니다."

내 심장이 한 박자 멈췄다. 에어컨에서 나오는 차가운 바람이 갑자기 더 매서워진 것 같았다.

"사람들이 왜 자꾸 이 회사를 떠나려고 하는지, 왜 경쟁사보다 이직률이 세 배나 높은지... 서버실 지하 4층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게 됐습니다."

나는 웃음을 지었다. 가장 안정적인 표정으로. "김과장, 우리 회사엔 지하 3층밖에 없는 걸 알잖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까지는요." 그가 스마트폰을 꺼내 보여주었다. 건물 설계도였다. 그리고 분명히 그곳에는 지하 4층이 표시되어 있었다. "청사진에는 있더군요. 그리고 어제 밤, 제가 들어가봤습니다."

침묵이 우리 사이에 내려앉았다. 사무실 벽시계의 초침 소리만이 공간을 채웠다.

"그렇게 많은 서버가 필요한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우리가 다루는 데이터의 양으론 설명이 안 되니까요. 그런데 거기서..."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우리 직원들의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더군요. 모든 채팅, 이메일은 물론이고, 사무실 CCTV로 안면 인식해서 감정 상태까지 분석한 자료들이..."

나는 천천히 일어났다. "김과장, 자네가 본 건 빅데이터 분석 프로젝트야.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합법적인 시스템일 뿐이네."

"그럼 왜 숨겼습니까? 왜 퇴사하려는 직원들에게만 그 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설득'을 하는 겁니까? 그들의 약점을 정확히 파고드는..." 그가 떨리는 손으로 또 다른 파일을 펼쳤다. "제 파일도 봤습니다. 제가 언제, 어디서, 누구와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까지 다 알고 계시더군요."

나는 문을 향해 걸어갔다. 그리고 조용히 잠갔다. "김과장, 자네는 너무 많은 걸 알아버렸군."

"그래서 고백하는 겁니다. 이 자료는 이미 백업해서 여러 곳에 보냈어요. 제게 무슨 일이 생기면 모든 것이 공개됩니다."

우리의 시선이 공중에서 마주쳤다. 오랜 침묵 끝에 내가 웃음을 터뜨렸다.

"축하하네, 김과장. 자네는 테스트를 통과했어. 이제 진짜 회사의 문이 열릴 거야." 내가 말했다. "우리의 진짜 사업은 데이터가 아니라, 그 데이터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들을 찾는 거니까. 지하 5층으로 내려가 보지 않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