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를 먹는 귀신: 달콤한 그림자
내 집 냉장고에 붙여둔 과자가 밤마다 하나씩 사라진다. 처음엔 내 기억력을 의심했다. 스트레스로 야식을 먹고 잊어버리는 거라고, 그렇게 스스로를 설득했다. 하지만 어젯밤, 마지막 남은 초콜릿 쿠키 봉지를 테이프로 꼼꼼히 봉하고 '절대 손대지 마시오'라는 쪽지까지 붙여두었다. 아침에 일어나 확인했을 때, 봉지는 그대로였지만 내용물은 텅 비어 있었다.
그날 밤, 나는 장난스럽게 냉장고 앞에 과자 한 봉지를 열어두고 거실 소파에 몸을 숨겼다. 디지털 시계가 새벽 3시 12분을 가리켰을 때였다. 부엌에서 들려오는 미세한 바스락거림. 쿠키 봉지가 움직이는 소리. 내 심장은 귀에 들릴 정도로 요란하게 뛰었다. 천천히, 아주 조심스럽게 고개를 돌렸다.
창문으로 들어오는 푸른빛 달빛 아래, 반투명한 형체가 냉장고 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었다. 어린아이처럼 작은 그 형체는 과자를 입에 넣을 때마다 희미하게 반짝였다. 그리고... 그것은 웃고 있었다. 꿀꺽 삼키는 소리와 함께 만족스러운 한숨이 새어 나왔다.
"맛있니?"
내 목소리에 귀신은 놀라 돌아봤다. 공포에 질린 얼굴을 예상했지만, 그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가득했다. 아이처럼 동그랗고 투명한 눈, 입가에 묻은 초콜릿 부스러기. 순간 그것은 사라지려 했지만, 내가 손을 들어 제지했다.
"도망가지 마. 더 먹어도 돼."
귀신은 의심스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조심스럽게 다시 과자 봉지로 손을 뻗었다. 떨리는 손으로 과자 하나를 집어 입에 넣는 모습이 어딘지 애처로웠다.
"오래 전부터 여기 살았어?" 내가 물었다.
귀신은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백 년 정도." 목소리는 사탕을 녹이는 것처럼 달콤하고 부드러웠다.
"왜 과자만 먹어?"
"산 사람들의 음식 중에 유일하게 내가 맛볼 수 있는 거야." 그것은 쿠키를 하나 더 집어 들었다. "단 것은... 내가 살아있을 때 절대 허락되지 않았던 거야."
갑자기 그 투명한 눈에 물기가 반짝였다. "엄마는 단 것이 이빨을 상한다고, 여자아이가 살찌면 시집을 못 간다고 했어... 열여덟 생일에 처음 몰래 사탕을 맛보려던 날, 내가..."
그 말의 끝은 흐릿한 한숨으로 사라졌다.
그날 밤 이후로, 나는 식탁 위에 다양한 과자를 두고 잠자리에 든다. 아침이면 과자는 사라지고, 때때로 작은 종이 접기나 들꽃 한 송이가 그 자리에 놓여 있곤 한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배고픔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하나는 음식으로 채울 수 있는 것, 다른 하나는 이백 년이 지나도 채워지지 않는 것. 오늘 밤에는 특별히 생크림 케이크를 준비했다. 누군가의 채워지지 않은 생일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