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노래: 달콤한 선율의 기억
첫 음표가 떨어지는 순간, 할머니의 낡은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그 노래는 마치 주문처럼 나를 사로잡았다. 서른다섯 살의 내가 어린 시절로 돌아가는 데에는 단 8초면 충분했다.
슈퍼마켓 과자 코너에 서서, 나는 그 노래를 듣고 있었다. 형광등 불빛 아래 반짝이는 알록달록한 과자 봉지들이 어린 시절의 꿈처럼 늘어서 있었다. 손가락으로 고르던 바삭한 과자 봉지의 질감, 뜯을 때 나는 특유의 '찌지직' 소리, 그리고 첫 한 입을 베어 물었을 때 혀끝에서 터지는 달콤함. 그 모든 감각이 노래의 멜로디와 함께 밀려왔다.
"그거 아직도 나오나 봐요."
옆에 서 있던 노인의 목소리에 현실로 돌아왔다. 내 손에는 '딸기맛 웨하스'가 들려 있었다. 30년 전, 할머니가 용돈을 주시면 항상 사 먹던 그 과자였다.
"이 노래가 나올 때마다 항상 이 과자를 찾게 되네요," 내가 말했다.
노인의 주름진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나는 이 멜로디를 작곡한 사람이오."
나는 놀라서 그를 바라보았다. "네? 정말요? 이 노래의 작곡가시라고요?"
"1980년대 과자 광고 음악이었지. 짧은 멜로디였지만, 내 평생 가장 많이 들려진 곡이 되었네."
놀라움에 말을 잇지 못하는 나에게 노인은 계속해서 말했다. "음악은 이상한 거요. 내가 무명 작곡가일 때 쓴 15초짜리 광고 음악이 수백만 명의 기억 속에 자리 잡았으니 말이오. 내 교향곡은 아무도 기억하지 않지만."
나는 그에게 사인을 요청했고, 그는 과자 봉지 뒷면에 서명을 남겼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그 과자를 열지 않았다. 대신 책장 맨 위, 특별한 물건들을 보관하는 공간에 올려두었다.
다음 날, 호기심에 그 작곡가의 이름을 검색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그는 3개월 전에 세상을 떠난 것으로 나왔다. 혼란스러워하며 과자 봉지를 다시 확인했을 때, 서명은 분명히 거기에 있었다. 그리고 그 아래에는 작은 글씨로 적혀 있었다: "음악과 맛은 결코 사라지지 않습니다. 당신의 기억 속에 살아있을 테니까요."
이제 나는 가끔 그 과자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 어쩌면 우리가 남기는 것은 거창한 업적이 아니라, 다른 이의 감각 속에 스며드는 작은 선율, 입안에 머무는 달콤한 맛, 그리고 그것이 불러일으키는 기억의 파편일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