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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드라마

과자 드라마: 달콤한 인생의 뒷면

그녀가 허겁지겁 과자 봉지를 숨긴 건 오후 6시 정각, 직장 동료들이 회식 장소로 들어서는 순간이었다. 백화점 지하 1층 과자 매대에서 쓰러질 뻔한 이유를 아무도 모른다. 단 폭탄 같은 과자들이 내게 속삭이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우리를 먹어, 지금 당장."

나는 주머니 속 과자 봉지를 꽉 쥐었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내 죄책감처럼 크게 울렸다. 회식 자리에서 웃고 떠들며 술잔을 기울이는 동안에도, 주머니 속 과자가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그 달콤하고 짭짤한 유혹은 드라마 속 불륜남의 끈질긴 구애와도 같았다.

"정은아, 너 요즘 살 좀 빠진 것 같다? 다이어트해?" 동료의 질문에 나는 미소로 답했다. 세상 누구도 모른다. 내가 매일 밤 혼자서 펼치는 과자 드라마를. 텔레비전에서 방영되는 멜로드라마를 보며 과자를 한 봉지, 두 봉지 비워내는 나의 비밀 의식을.

집에 돌아온 나는 텔레비전을 켰다. 요즘 핫한 드라마가 방영 중이었다. 완벽한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모습이 화면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나는 오늘도 과자 봉지를 열었다. 첫 번째 과자가 입안에서 바삭거리며 녹아내릴 때의 그 순간, 나는 위안을 얻는다. 세상의 모든 걱정이 잠시 멈추는 달콤한 3초.

그러나 문제는 과자가 떨어지는 순간이다. 마지막 조각을 삼키면, 대형 시계의 톱니바퀴가 다시 돌아가기 시작한다. 카운트다운. 죄책감의 시작이다. "또 실패했구나." 내 머릿속 목소리가 속삭인다.

그날 밤, 나는 드라마 속 주인공이 완벽한 삶의 이면에 숨겨진 비밀을 고백하는 장면을 보았다. "저도 사실은 모두가 부러워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아요. 그냥... 그렇게 보이도록 연기하고 있을 뿐이죠."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과자 봉지와 드라마는 내 삶의 도피처였다. 현실에서 마주하지 못하는 나의 불완전함, 외로움을 달콤함과 가상 세계로 채우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과자'를 품고 있는지도 모른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사무실 단체 채팅방에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 저녁, 다들 시간 되면 우리 집에서 드라마 같이 볼래요? 과자는 제가 준비할게요." 화면 너머로 동료들의 답장이 하나둘 올라왔다.

때로는 가장 단순한 솔직함이 가장 달콤한 맛을 낸다. 그날 밤, 우리는 드라마를 보며 과자를 나눠 먹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함께 나눈 과자 한 조각은 혼자 먹은 한 봉지보다 더 오래 남는 달콤함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