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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부모님

과자의 무게: 부모님이 남긴 맛의 기억

우리 집 찬장 맨 위칸은 언제나 잠겨 있었다. 어머니가 말씀하시길, 그곳은 '어른들의 공간'이라고 했다. 여덟 살 내게는 그저 세상에서 가장 탐나는 금단의 영역이었다. 특히나 어머니가 슈퍼마켓에서 돌아올 때마다 그곳에 숨기는 삼색 비닐봉지를 볼 때면 입안에 침이 고였다.

그날 밤, 집안에 어른이라곤 나뿐이었다. 부모님은 이모의 급한 일로 밤늦게 나가셨고, 열세 살 형은 친구네서 자기로 했다. 나는 주저 없이 부엌 의자를 끌어와 찬장 위에 올라섰다. 손끝이 잠금장치에 닿았을 때 심장은 이미 터질 듯 뛰고 있었다.

찰칵, 생각보다 쉽게 열렸다. 그리고 거기에는 내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과자들이 있었다. 초콜릿, 사탕, 쿠키... 형형색색의 포장지들이 내 눈을 어지럽혔다. 고르는 데만 십 분은 걸렸을 거다. 결국 초콜릿 과자 하나를 골라 찬장을 다시 닫았다.

거실 소파에 앉아 포장을 뜯었을 때, 과자에서 풍기는 달콤한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첫 입을 베어 물자 바삭하고 달콤한 맛이 입안을 가득 채웠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무언가 익숙했다. 확실히 처음 먹어보는 과자인데, 어디선가 맛본 것 같은 기시감이 들었다.

두 번째 조각을 물었을 때, 갑자기 기억이 떠올랐다. 아버지가 출장에서 돌아올 때마다 슬쩍 내게 건네주던 그 과자. "엄마한테는 비밀이야"라고 말씀하시며 윙크하던 그 순간. 어머니도 마찬가지였다. 시장에서 돌아오는 길, "아빠한테 말하면 안 돼"라며 몰래 쥐여주던 카라멜.

그제야 이해했다. 그 '어른들의 공간'은 사실 나를 위한 보물창고였다. 부모님은 각자 내게 과자를 주기 위해 서로 모르게 그곳에 채워두었던 것이다. 갑자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남은 과자를 얼른 원래 자리에 되돌려 놓았다.

다음 날, 부모님은 내가 기대했던 것처럼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아니, 어쩌면 눈치챘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날 이후로 나는 더 이상 찬장을 몰래 열지 않았다. 대신 아버지가 출장에서 돌아올 때면 품에 안겨 "무슨 선물 가져왔어요?"라고 물었고, 어머니가 장에서 돌아오실 때면 무거운 봉지를 함께 들었다.

어른이 된 지금, 나는 내 아이들에게도 같은 찬장을 만들어주었다. 과자는 그저 과자가 아니라는 것을 이제는 안다. 그것은 사랑의 암호이자, 부모와 자식 사이에 흐르는 작은 비밀의 언어다. 오늘도 나는 마트에서 고른 과자를 슬쩍 감춘다. 아이들이 발견하길 바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