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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썸타기

과자 썸타기: 단맛 사이의 쌉싸름한 기다림

과자 봉지를 뜯는 소리가 사무실에 울려 퍼졌다. 아무도 없는 줄 알았는데, 손이 멈칫했다. 늦은 밤, 야근을 마치고 홀로 남았다고 생각했던 내 귀에 다른 사람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회의실 불빛 아래 그녀가 서 있었다. 내가 몰래 먹으려던 초콜릿 쿠키를 본 그녀의 눈이 달빛처럼 반짝였다.

"나눠먹을래요?" 내 목소리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흘러나왔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더니 조용히 내 옆자리에 앉았다. 김수현, 마케팅팀의 신입사원. 캐러멜 향기가 나는 머리카락과 항상 맑은 웃음소리를 가진 그녀는 입사한 지 석 달째였다.

과자 한 조각을 내밀자 그녀는 살짝 웃으며 받아들었다. 우리의 손가락이 스치는 순간, 바삭한 과자가 부서지는 소리보다 더 크게 내 심장이 울렸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초콜릿이 녹아내리는 동안, 우리는 말없이 서로의 존재를 음미했다.

"평소에도 이렇게 야근하며 과자 드세요?" 그녀가 마침내 침묵을 깼다.

"아니요, 오늘은 특별히 스트레스가 심해서..." 내 대답은 반쯤 거짓이었다. 사실 그녀를 볼 수 있을까 하는 기대로 야근을 자처한 지 몇 주째였다.

그날 이후 사무실에서 우리는 '과자 동맹'이 되었다. 그녀는 간식 타임마다 새로운 과자를 가져왔고, 나는 그것을 맛보는 핑계로 대화를 이어갔다. 소금 뿌린 프레첼처럼 살짝 쌉싸름한 농담, 마시멜로처럼 부드러운 위로, 카라멜처럼 끈적이는 시선들. 우리는 제품 출시 마감일을 함께 넘기고, 프로젝트 성공을 함께 축하했다.

한 달이 지났을 때, 그녀는 내게 수제 쿠키 한 봉지를 건넸다. "직접 만들었어요." 그녀의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첫 번째 쿠키를 베어 물었을 때, 예상치 못한 매운맛이 혀를 찔렀다. 그녀의 장난기 어린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관계도 과자 같아요." 갑자기 그녀가 말했다. "처음엔 달콤하고, 가끔은 짜고, 때로는 예상치 못하게 매울 수도 있죠. 하지만 결국 우리가 원하는 건 그 모든 맛의 조화잖아요."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우리가 나누던 이 모든 시간, 과자를 핑계로 한 대화, 야근을 이유로 한 만남들이 '썸'이라는 이름의 과자였다는 것을. 아직 포장을 완전히 뜯지 않은 관계, 온전히 맛보기 전의 기대감, 그 모든 설렘이 과자처럼 달콤했다.

"내일 저녁에 진짜 매운 음식 먹으러 갈래요?" 내가 마침내 용기를 냈다.

그녀는 마지막 쿠키 조각을 집어들며 미소 지었다. "이제 썸은 그만 타고, 본격적으로 맛봐야겠네요." 과자 부스러기가 그녀의 입가에 남아있었다. 그것을 닦아주고 싶은 마음을 참으며, 나는 그 달콤한 기다림의 맛을 조금 더 음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