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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자매

과자 자매: 비밀의 맛

엄마가 돌아가시던 날, 언니는 내게 첫 번째 과자 상자를 건넸다. 파란색 철제 상자에는 엄마가 생전에 좋아하던 버터 쿠키가 가득했다. 상자를 열자 엄마의 향기가 내 기억을 적셨다.

"엄마의 레시피야. 이제부터 매년 이날, 우리가 함께 만들자." 언니의 목소리는 단단했지만, 그녀의 손끝은 떨리고 있었다.

열아홉 번의 과자 상자가 오갔다. 내가 대학에 합격했을 때, 언니가 이혼했을 때, 내가 해외 발령을 받았을 때. 매번 같은 버터 쿠키였지만, 맛은 언제나 달랐다. 때로는 짜고, 때로는 너무 달았다. 그때그때 우리의 삶처럼.

올해도 어김없이 언니의 집으로 향했다. 스무 번째 과자 상자를 준비하는 날이었다. 주방에 들어서자 쿠키 반죽을 만들던 언니가 갑자기 내게 물었다.

"너, 엄마의 진짜 레시피를 알고 싶니?"

나는 잠시 혼란스러웠다. "그동안 만든 것이 엄마 레시피 아니었어?"

언니는 웃으며 오븐에서 갓 구운 쿠키를 꺼냈다. 향긋한 버터 향이 부엌을 가득 채웠다. "사실..." 언니의 목소리가 낮아졌다. "엄마는 쿠키를 만들 줄 몰랐어. 슈퍼에서 사 오신 쿠키를 상자에 담아 손수 만든 척하셨지."

나는 어리둥절했다. "그럼 이건?"

"내가 만든 레시피야. 첫 해에는 정말 서툴렀지. 너무 슬퍼서 소금과 설탕의 양도 제대로 못 맞췄어." 언니의 눈가에 잔주름이 깊어졌다. "매년 조금씩 다르게 만들었어. 그해 우리의 기분에 맞게."

언니는 서랍에서 낡은 노트를 꺼냈다. 그 안에는 열아홉 개의 레시피가 있었다. 각각의 페이지마다 그해 우리에게 있었던 일들이 메모되어 있었다. '대학 합격 - 설탕 10g 추가', '이혼 - 소금 5g 추가', '해외 발령 - 시나몬 한 꼬집'.

"과자는 그저 밀가루와 버터, 설탕의 조합이 아니야. 그 속에는 우리의 시간이 들어있어." 언니가 말했다.

그날 밤, 우리는 스무 번째 과자 상자를 채웠다. 이번에는 처음으로 함께 레시피를 정했다. 조금 달고, 조금 짜고, 살짝 쓴맛이 나는 - 인생처럼 복잡한 맛의 쿠키. 과자 상자를 닫으며 나는 생각했다. 어쩌면 우리 자매의 진짜 유산은 이런 것일지도. 비밀스러운 맛의 기록, 그리고 그 맛을 함께 나누는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