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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다이어트

귀신의 다이어트: 살을 빼는 또 다른 방법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날, 체중계 위에 선 나는 죽음을 생각했다. 숫자가 깜빡이며 멈췄을 때, 거울 속에서 누군가가 웃고 있었다. 나만 보이는 그림자였다.

"100kg이 뭐 어때서? 난 500년 동안 무게라곤 없었는데." 거울 속 여자의 목소리는 차가운 유리를 통과해 내 귓가에 맴돌았다. 검은 한복을 입은 그녀는 허공에 떠 있었다. 거울 밖으로는 한 발자국도 나오지 않았다.

"나... 환각을 보는 건가?" 내 손가락이 떨리며 거울을 향했다.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고개를 갸웃하는 각도가 인간의 한계를 넘어섰다.

"다이어트가 필요한 건 너지, 나는 이미 살이란 게 없거든." 그녀가 손을 뻗었다. 거울 표면이 물결처럼 일렁였다. "도와줄까? 내 방식으로?"

절망의 끝에서 만난 유혹이었다. 30kg 감량에 실패한 나, 모든 다이어트 프로그램을 시도했으나 결국 요요현상의 반복이었던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주일만 내 말을 들어. 그럼 살이 빠질 거야." 그녀의 약속은 단순했다. 매일 밤 12시, 내 방 거울 앞에 서기만 하면 된다고 했다.

첫째 날 밤, 그녀는 내게 가위를 건넸다. "오늘은 머리카락을 잘라." 의문이 들었지만, 나는 긴 머리를 어깨선까지 잘랐다. 이상하게도 몸이 가벼워졌다.

둘째 날, 그녀는 내게 오래된 사진들을 태우라고 했다. 학창시절 괴롭힘 당하던 모습이 담긴 사진들을 불태우자 가슴 속 무거운 돌덩이가 사라졌다.

셋째 날, 내게 남겨진 이별 편지를 찢으라 했다. 넷째 날에는 부모님께 오랜 원망을 털어놓으라 했다. 다섯째 날에는 지난 10년간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게 했다.

여섯째 날, 거울 속 그녀는 점점 흐릿해지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네 삶에서 가장 무거운 것을 버려." 그녀가 속삭였다.

"그게 뭔데?" 내가 물었다.

"네 자신을 향한 증오." 그녀의 목소리가 바람처럼 흩어졌다.

일주일 후, 거울 앞에 선 나는 마지막으로 그녀를 찾았지만 보이지 않았다. 체중계에 올라섰다. 숫자는 달라지지 않았다. 그러나 내 어깨는 100kg의 무게를 짊어진 것 같지 않았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처음으로 웃고 있었다.

그날 밤 일기장에 썼다. "오늘 귀신의 다이어트를 마쳤다. 체중은 그대로지만, 내 영혼은 평생 짊어지고 살았던 모든 무게를 내려놓았다." 일기장을 덮으며 문득 고개를 들었을 때, 잠시 거울 속 구석에서 그녀가 미소 짓는 것을 본 것 같았다. 아마도 환각이었겠지. 그러나 진짜 다이어트는 이제 시작이라는 그녀의 마지막 말만은 분명히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