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이 지키는 맛집
마지막 손님이 떠난 후, 등 뒤로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닫은 문이 아니었다.
열두 시가 넘은 '하루식당'은 이제 나와 창백한 그녀만 남아있었다. 그녀는 항상 같은 자리, 창가의 2인석에 앉아 메뉴판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얼굴은 보이지 않고, 검은 머리카락만 길게 늘어져 있었다. 누구도 그녀에게 주문을 받으러 가지 않았다. 가게 사람들은 모두 그녀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다.
"할머니, 오늘도 그 손님 왔어요." 주방에서 칼질을 하던 할머니는 고개만 끄덕였다.
"무시하지 마라. 오늘은 네가 음식을 가져다 드려라."
할머니의 말에 등줄기가 서늘해졌다. 3개월 전 이 식당에서 일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나는 그 여자를 봐왔지만, 직접 마주한 적은 없었다. 떨리는 손으로 돌솥비빔밥을 준비했다. 할머니가 갑자기 내 손목을 잡았다.
"그건 안 돼. 그분은 항상 된장찌개만 드신다."
묵직한 된장찌개 한 그릇을 들고 천천히 창가 테이블로 향했다. 가까이 갈수록 온도가 떨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테이블에 음식을 내려놓자, 그녀가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얼굴은 분명했지만 어딘가 초점이 맞지 않았다. 마치 물속에서 바라본 얼굴처럼.
"맛있게 드세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그녀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갔다. "네 할머니 된장은 여전히 최고구나."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식당 벽에 걸린 낡은 사진 속, 할머니 옆에 서 있던 여자가 바로 그녀였다는 것을. 30년 전 모습 그대로.
다음 날, 할머니는 내게 이야기했다. 그녀는 할머니의 가장 친한 친구였고, 이 식당을 함께 시작했다고. 개업 전날 밤, 가스 누출 사고로 그녀는 세상을 떠났지만, 약속을 지키기 위해 이곳에 남았다고 했다.
"손님들이 우리 음식을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고 싶었대. 그래서 30년간 매일 밤 찾아온다. 그리고 그녀가 있는 한, 우리 음식은 항상 최고의 맛을 유지할 수 있어."
그날 이후로 나는 매일 밤 그녀에게 된장찌개를 대접했다.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그녀가 자리에 없는 날이면 불안했다. 어느 날, 용기를 내어 물었다.
"맛이 어떠세요?"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네가 만든 건 더 맛있구나. 이제 이 식당은 네 것이야."
다음 날부터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다. 한 달 후, 할머니는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유언장에는 식당을 내게 물려준다는 내용과 함께 짧은 문장이 적혀 있었다.
"진정한 맛은 사랑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때로는 그 사랑이 죽음을 넘어서기도 한단다."
오늘도 나는 문을 닫기 전에 창가 자리에 된장찌개 한 그릇을 놓아둔다. 아침이 되면 그릇은 비워져 있고, 식당은 낮보다 더 따뜻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다. 가끔은 두 여자의 웃음소리가 희미하게 들리는 것 같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