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ndom.GG

귀신보드게임

귀신의 보드게임: 마지막 승부

주사위가 테이블 위에서 구르는 소리가 방 안을 채웠을 때, 나는 처음으로 그것을 보았다. 창문을 통해 스며드는 푸른빛 달빛 아래, 내 맞은편 의자에 희미하게 떠 있는 형체를. 내 차례를 기다리며 보드판을 내려다보는 그 존재의 손가락은 반투명했고, 테이블 위에 놓인 말을 만질 때마다 살짝 통과하는 듯했다.

"네 차례야." 그것이 말했다. 목소리는 마치 바람에 흔들리는 종이처럼 가늘게 떨렸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한 달째, 그녀의 오래된 보드게임 컬렉션을 정리하던 중 발견한 박스. '최후의 게임'이라는 낡은 글씨가 쓰여 있었다. 호기심에 열어본 나는 룰북 첫 페이지에 적힌 경고를 무시했다. "승자는 살고, 패자는 떠난다."

손끝이 차갑게 얼어붙는 것 같았지만, 나는 떨리는 손으로 주사위를 집어 던졌다. 여섯. 내 말이 보드판의 어두운 구역으로 이동했다. 공기가 갑자기 무거워졌고, 귀에서는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 울렸다. "게임은 절대 끝내야 한다. 중간에 그만두면 안 돼."

맞은편의 존재가 미소 지었다. 창백한 입술 사이로 보이는 이빨은 너무 많고 너무 날카로웠다. "이 게임은 원래 둘이서 하는 거야. 네 할머니는 나와 50년 동안 이 게임을 해왔어. 그녀가 이기는 한, 그녀는 살 수 있었지."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할머니의 갑작스러운 죽음, 의사들이 설명할 수 없었던 그 원인. "그럼 할머니는...?"

"마지막엔 졌지." 귀신이 쉰 목소리로 웃었다. "이제 네가 그녀의 자리를 이어받았어. 규칙은 간단해. 게임이 끝날 때까지 누군가는 반드시 여기 있어야 해."

나는 보드판을 자세히 보았다. 미로처럼 얽힌 길, 죽음과 삶을 상징하는 듯한 그림들. 문득 깨달았다. 이 게임은 단순한 승패의 문제가 아니었다. 할머니는 지난 50년간 이 존재를 이 게임에 묶어두고 있었던 것이다. 그녀가 진 순간, 이 귀신은 자유로워졌고, 그 대가로 할머니의 목숨을 가져갔다.

귀신이 주사위를 굴렸다. 다섯. 그의 말이 내 말에 위협적으로 가까워졌다. "많은 사람들이 시도했지만, 아무도 나를 영원히 가두진 못했어. 네 차례야."

그때 나는 할머니 서랍에서 본 오래된 일기장을 떠올렸다. 그녀가 남긴 기호들, 게임 전략처럼 보였던 메모들. 갑자기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나는 주사위를 집어들었다. 그러나 던지기 전, 나는 미소 지었다.

"내가 질 것 같아?" 내가 물었다. 할머니의 목소리가 내 안에서 울렸다. 진짜 게임은 이제 시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