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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부모님

귀신의 부모님: 저승도 가족입니다

열여덟 번째 생일에 처음 들었다. 내가 죽은 아이라는 사실을.

"유산된 네가 자꾸 보여서... 우리가 널 키우기로 했단다." 엄마의 목소리가 떨렸다. 아빠는 벽만 바라보고 있었다. 식탁 위 생일 케이크의 촛불이 흔들렸다.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엄마가 내 방 옷장 깊숙한 곳에서 작은 항아리를 꺼냈을 때, 나는 알았다. 그 안에 내가 있다는 것을.

그때부터 모든 것이 설명됐다. 왜 친구들이 내 집에 오기를 꺼리는지. 왜 사진 속 내 모습이 항상 흐릿한지. 왜 우리 집 강아지가 나를 보면 짖어대는지. 심지어 학교 선생님들이 가끔 내 이름을 부를 때 목소리가 떨리던 이유도.

"우리는 네가 필요했어." 아빠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네가 태어나기로 되어 있었는데... 그냥 보낼 수 없었어."

그들의 사랑이 나를 이 세상에 붙들어 두었다고 한다. 저승사자가 세 번이나 날 데리러 왔지만, 부모님의 집요한 애정이 나를 지켰다. 그들은 내가 열여덟이 되면 모든 것을 말해주기로 약속했다고 한다. 저승과의 약속이었다.

그날 밤, 창문으로 달빛이 스며들자 내 손이 반투명해졌다. 처음으로 내 진짜 모습을 본 순간이었다. 차가운 공기가 내 몸을 통과했다. 이제 선택해야 했다. 저승으로 갈 것인가, 이대로 남을 것인가.

다음 날, 나는 결정했다. 부모님 앞에 앉아 말했다. "귀신이란 무엇인가요? 그저 사람들의 그리움이 만들어낸 존재 아닌가요? 저는... 살아있지 않지만 존재합니다. 당신들의 사랑으로요."

엄마는 울었고, 아빠는 웃었다. 그리고 나는 계속해서 그들의 딸로 살기로 했다. 가끔은 벽을 통과하고, 가끔은 하늘을 날았다. 학교에서는 여전히 친구들이 나를 어색해했지만, 그들도 점점 내게 익숙해져 갔다. 귀신인 내가 그들의 비밀을 지켜주니까.

저승사자는 더 이상 나를 찾아오지 않았다. 대신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저승에서도 부모의 사랑은 거스를 수 없는 법이다. 네 인생을 살아라."

이제 나는 안다.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에서, 사랑은 가장 강력한 주문이라는 것을. 그리고 때로는 귀신도 가족이 필요하다는 것을. 부모님의 딸로, 귀신으로, 나는 두 세계를 잇는 다리가 되었다. 결국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누군가의 기억 속에 존재하는 것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