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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여행

귀신 여행: 어둠 속의 동반자

그 호텔방 창문은 내가 예약한 것과 달리 바다가 아닌 거울을 향해 있었다. 체크인 후 문을 열자마자 느낀 이상한 위화감은 나를 붙잡았지만, 24시간 비행 끝에 도착한 피로감에 그저 침대에 몸을 던졌다.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은 여행의 설렘보다는 공허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아내와 함께 오기로 했던 이 여행, 그녀의 갑작스러운 사고 이후 나는 혼자 티켓을 끊었다. 미련인지, 애도인지 모를 감정으로.

첫날 밤, 욕실 거울 앞에서 이를 닦고 있을 때였다. 내 뒤에 서 있는 형체가 아주 짧은 찰나 거울에 비쳤다가 사라졌다. 심장이 쿵 내려앉았지만, 시차 적응에 실패한 환각이라 스스로를 달랬다. 하지만 두 번째 밤, 나는 확실히 보았다. 거울 속 어둠에서 서서히 형태를 갖춰가는 아내의 모습을. 비명을 지르려던 순간, 그녀의 입술이 움직였다.

"함께 여행하고 싶었어."

공포보다 슬픔이 먼저 밀려왔다. 떨리는 손으로 거울을 만지자, 차가운 표면에 이슬처럼 물기가 맺혔다. 아내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었다. 그날 밤 나는 도망치지 않았다. 대신 우리의 여행 계획을 소리 내어 읽어주었다. 그녀는 말없이 듣고 있었다.

셋째 날부터 나는 진짜 여행을 시작했다. 낮에는 계획했던 장소들을 방문하며 사진을 찍었다. 저녁이면 호텔로 돌아와 거울 앞에 사진을 펼쳐놓고 하루 동안 보고 느낀 것들을 아내에게 들려주었다. 그녀는 점점 선명해졌고, 때로는 미소를 짓기도 했다. 시장에서 그녀가 좋아했던 작은 조개 팔찌를 샀을 때는, 거울 속 아내의 손목에 같은 팔찌가 나타났다.

마지막 날 밤, 나는 용기를 내어 물었다. "여기서 행복해?" 거울 속 아내는 고개를 저었다. 내 심장이 무너져 내렸다. 그때 그녀가 손을 뻗었다. 거울 표면이 물결처럼 일렁이더니, 그녀의 손가락이 이쪽 세계로 불쑥 튀어나왔다. 차갑지만 분명히 만질 수 있는 손이었다.

"함께 가자," 그녀가 속삭였다. "진짜 여행을."

나는 망설였다. 아내의 손을 잡으면 어디로 가게 될지, 돌아올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녀 없는 세계로 돌아간다는 것 역시 견딜 수 없는 일이었다. 마지막 순간, 나는 내 카메라를 침대 위에 올려놓고 메모리 카드를 빼냈다. 미래의 누군가가 우리의 마지막 여행 사진들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의문을 품겠지, 왜 모든 사진 속에 한 명만 보이는데, 그림자는 두 개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