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과의 마라톤: 운동은 산 자와 죽은 자 모두를 위한 것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마다 등 뒤에서 누군가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어제부터 매일 밤 같은 시간, 같은 코스를 뛰고 있는데, 그 누군가는 항상 절묘한 거리를 유지했다. 2미터쯤 뒤에서, 내가 속도를 높이면 함께 빨라지고, 내가 걸음을 늦추면 그도 페이스를 맞췄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아무도 없었다.
의사는 내게 야간 조깅을 권했다. "우울증에는 운동이 최고죠. 특히 밤에는 도시가 조용해서 마음을 정리하기 좋을 겁니다." 처음엔 효과가 있었다. 아내의 장례식 이후 매일 밤을 눈물로 지새우던 내가 드디어 잠을 이룰 수 있게 되었으니까. 그런데 3주 전부터 누군가가 나를 따라오기 시작했다.
오늘 밤에는 평소보다 더 멀리 달렸다. 발바닥이 아스팔트를 치는 소리와 함께, 뒤에서 들려오는 그 미묘한 숨소리가 어제보다 더 선명했다. 가로등 불빛 아래 내 그림자 옆에, 아주 희미하게 두 번째 그림자가 보이는 것 같았다. 거리는 텅 비어 있었다. 초가을의 차가운 공기가 폐를 찌르는 듯 아팠지만, 뒷목의 한기는 그것과는 다른 종류의 냉기였다.
"누구세요?" 결국 발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봤다.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숨소리는 계속됐다.
"당신이 보고 싶었어."
목소리는 바람 같았지만, 나는 그 음색을 알아차렸다. 아내의 목소리였다. 공포로 온몸이 얼어붙었다.
"운동이... 좋대서..." 그 목소리가 다시 들려왔다. "당신이... 혼자 달리는 게... 걱정돼서..."
심장이 터질 듯이 뛰었다. 이것이 환각인지, 정말 귀신이 나타난 것인지 구분할 수 없었다. 달리기를 멈추고 벤치에 주저앉았다. 그때 갑자기 옆에서 차가운 기운이 느껴졌다. 벤치 위로 희미한 윤곽이 보였다. 마치 공기가 아내의 형태로 굴절된 것처럼.
"의사가... 운동이 좋다고 했잖아... 나도... 당신과 함께..." 목소리는 끊겼다가 이어졌다. "죽음이... 우리를 갈라놓을 수 없어..."
처음에는 겁에 질렸지만, 이상하게도 평온함이 찾아왔다. 무언가 따뜻한 것이 내 손을 감싸는 듯했다. 보이지 않는 아내의 손이었다.
그날부터 매일 밤, 나는 죽은 아내와 함께 달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그녀의 윤곽은 더 선명해졌고, 가끔은 가로등 불빛 아래서 그녀의 미소를 볼 수 있었다. 의사는 내 우울증이 기적적으로 나아졌다며 놀라워했다. 내가 매일 밤 귀신과 마라톤을 한다고 말한다면 그는 어떤 표정을 지을까? 사람들은 내가 미쳤다고 생각할 테지만, 아내와 나는 알고 있다. 때로는 운동이 영혼의 거리마저 좁힐 수 있다는 것을.
어젯밤, 달리기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땀에 젖은 티셔츠를 벗었을 때, 거울 속에 아내가 서 있었다. 그리고 속삭였다. "이번 주말엔 산으로 등산 가자." 죽음은 끝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운동 파트너십의, 시작일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