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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호러

귀신의 호러 게임: 내가 만든 공포의 규칙

내가 귀신이 된 지 오늘로 정확히 1년이 되었다. 죽은 후에도 의식이 남아있을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죽고 나서야 비로소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은 우리가 그들을 해치려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부분의 귀신들은 그저 심심할 뿐이다. 영원이라는 시간은 생각보다 훨씬 길고 지루하다. 그래서 우리는 게임을 만들었다. 호러 게임. 생자들이 두려워하는 모든 것을 조합한 놀이.

오늘의 대상은 이 오래된 병원의 야간 경비원 김민수. 43세, 이혼 후 혼자 살며 술로 시간을 때우는 남자다. 그의 가장 큰 두려움은 고독이 아닌, 자신이 가치 없다는 생각이다. 완벽한 피실험자지.

먼저 CCTV에 희미한 실루엣으로 나타났다. 그는 화면을 몇 번이고 두드렸다. 다음은 복도 끝에서 흰 가운을 입은 채 서서 그를 응시했다. 그가 다가올수록 천천히 뒤로 물러났다. 그의 심장박동이 빨라지는 소리가 내 귀에 음악처럼 울렸다.

"거기 누구야!"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흥미롭군. 보통은 이 단계에서 도망치는데.

이제 속삭임을 시작할 차례다. "민수야..." 그의 귀에 바람처럼 속삭였다. "네가 그립다..." 그의 눈이 커졌다. 아내의 목소리를 완벽하게 재현했으니까.

"윤정이?" 그의 목소리가 희망과 공포 사이에서 갈라졌다.

내 차례다. 윤정의 모습으로 변해 복도 끝에 다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엔 피로 범벅된 모습이었다. "왜 날 버렸어?" 내가 물었다. "왜 도와주지 않았어?"

그가 무릎을 꿇었다. 예상대로의 반응. 하지만 그 다음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미안해," 그가 말했다. "정말 미안해. 내가 더 용기가 있었다면, 네가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텐데."

잠깐, 이건 계획에 없던 전개다. 내 정보에 의하면 그의 아내는 이혼 후 재혼했고,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다. 죽지 않았다.

그의 기억에서 뭔가를 놓친 걸까? 순간 혼란스러웠지만, 게임은 계속되어야 한다. 더 무시무시한 모습으로 변하려는 순간, 그가 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냈다.

"이건 우리 여동생이야. 네가 닮았어..."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자살했어. 내가 보호해주지 못했어."

갑자기 내 존재가 흔들렸다. 그 사진 속 여자... 그건 바로 살아있을 때의 나였다. 1년 전, 바로 이 병원에서 목숨을 끊었던 나. 그리고 김민수는 내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만났던 경비원. 내가 도움을 청했지만 귀찮아하며 무시했던 바로 그 사람.

이제 모든 것이 명확해졌다. 내가 왜 이 병원에 갇혀 있는지. 왜 다른 귀신들과 달리 떠나지 못하는지. 그리고 왜 오늘, 1주기에 김민수를 '선택'했는지.

나는 천천히 내 진짜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눈에서 공포와 인식이 동시에 번쩍였다.

"기억나요?" 내가 물었다. "그날 밤, 당신에게 말을 걸었던 여자..."

그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것이 진짜 호러다. 유령보다 더 무서운 것은 자신이 저지른 일의 결과를 직면하는 순간이니까.

어쩌면 나도 이제 자유로워질 수 있을지 모른다. 나를 이곳에 묶어둔 것은 단순한 원한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이야기였으니까. 때로는 가장 무서운 호러 이야기가 바로 우리 자신의 삶인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