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의 화장품: 피부에 스며든 저주
화장대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이 낯설게 느껴진 건 그 화장품을 사용한 지 정확히 사흘째 되는 날이었다. 버려진 폐가에서 우연히 발견한 앤티크 화장품 세트는 나의 수집벽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먼지 쌓인 채 놓여있던 크림색 유리병이 달빛에 반사되어 나를 부르는 것 같았다.
"이런 걸 버리다니, 사람들은 정말 보는 눈이 없어." 내가 중얼거리며 화장품 세트를 집어들었을 때, 어디선가 찬바람이 불었다. 그때 그 바람의 의미를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첫날 밤, 화장품을 얼굴에 바르자 피부가 꽃잎처럼 부드러워졌다. 달콤하면서도 쌉쌀한 향이 코끝을 스치며 온몸을 감쌌다. 오래된 물건치고는 놀라울 정도로 상태가 좋았다. 둘째 날, 거울 속 내 피부는 마치 유명 연예인처럼 빛났고, 주변 사람들이 내 얼굴을 보고 놀랐다. 어떤 화장품을 쓰냐는 질문이 쏟아졌지만, 나는 비밀처럼 간직했다.
셋째 날 아침, 거울을 보니 내 얼굴이 조금 달라 보였다. 눈매가 더 깊어지고, 입술 모양이 미묘하게 변한 것 같았다. 그러나 그 변화가 너무 미세해서 내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화장품을 바르며 은은한 향기에 취한 채 출근했다.
그날 밤, 거울 앞에 섰을 때 나는 숨을 멈췄다. 내 얼굴은 분명 내 얼굴이 아니었다. 깊게 패인 눈, 날카로워진 턱선, 창백한 피부. 공포에 질려 화장품 병을 집어 들었고, 그때 병 바닥에 희미하게 새겨진 글씨를 발견했다.
"죽은 자의 얼굴을 빌려 산 자에게 돌려주는 화장품"
손이 떨리며 화장대 서랍을 열었다. 그곳에 놓인 옛 신문 스크랩. 50년 전, 이 집에서 살던 젊은 여성이 갑작스럽게 사망했다는 기사와 함께 있는 흑백 사진. 거울 속 내 얼굴과 똑같은 얼굴의 여성이 미소짓고 있었다.
화장대 앞에 앉아 거울을 바라보니 내 뒤에 서 있는 여성이 보였다. 창백한 얼굴, 깊은 눈, 날카로운 턱선. 그녀가 웃으며 내 어깨에 손을 얹었다. 차갑고 무거운 감촉이 어깨를 파고들었다. 그녀의 입술이 움직였다.
"고마워요, 내 얼굴을 돌려줘서. 이제 당신 차례예요."
손가락으로 화장품 병을 가리키며 그녀가 속삭였다. "다음 사람을 찾아주세요. 당신의 얼굴은 꽤 아름답네요." 거울 속 내 얼굴은 점점 흐려지고, 그녀의 얼굴만 선명해졌다. 내일 아침, 누군가 버려진 화장품 세트를 발견하게 될 테고, 그 안에는 내 얼굴을 담은 화장품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