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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보드게임

폭풍의 보드게임: 날씨를 조종하는 주사위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가 주사위 굴리는 소리처럼 들렸다. 내가 보드게임 '날씨의 지배자'의 마지막 턴을 앞두고 있을 때였다. 할아버지의 다락방에서 발견한 이 게임은 처음부터 이상했다. 먼지 쌓인 상자에는 "현실이 된다"라는 경고문이 희미하게 적혀 있었다.

보드에 그려진 도시는 우리 동네와 똑같았고, 색이 바랜 말 피스들은 내 친구들과 이웃들을 닮아 있었다. 게임을 시작한 지 세 시간, 바깥 날씨는 내가 던진 주사위에 따라 변했다. 처음엔 우연이라 생각했다. 해 카드를 내자 구름이 걷히고, 바람 카드를 사용하자 창문이 덜컹거렸다. 그러나 비 카드를 내자마자 갑자기 하늘에서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럴 수는 없어." 나는 중얼거렸지만, 손에 쥔 '폭풍' 카드의 질감이 너무나 생생했다. 카드에 그려진 회색 구름이 마치 살아 숨쉬는 것 같았다. 주사위는 차갑게 손바닥에 닿았고, 그 육면체에 새겨진 기호들이 희미하게 빛났다.

게임 설명서에는 '마지막 턴에 던지는 주사위가 당신의 운명을 결정한다'고 적혀 있었다. 나는 손가락으로 창문에 맺힌 빗방울을 느끼며, 과연 이 게임이 현실을 바꿀 수 있는지 궁금해졌다. 외부의 세계는 점점 어두워졌고, 바람은 더욱 거세졌다.

친구 민수가 문자를 보내왔다. "야, 갑자기 날씨가 미쳤어. 기상청에서도 이유를 모른대." 화면에는 동네를 뒤덮은 거대한 구름의 사진이 첨부되어 있었다. 그 구름은 보드게임 카드에 그려진 것과 정확히 같은 모양이었다.

나는 이제 선택해야 했다. 폭풍 카드를 내고 주사위를 굴려 마지막 턴을 완성할 것인가, 아니면 게임을 접을 것인가. 호기심과 공포가 뒤섞인 채, 나는 주사위를 손에 쥐었다. 그 차가운 감촉이 내 손바닥에 전율을 일으켰다.

"모든 게임은 끝이 있어야 해." 나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주사위를 던졌다. 그것이 테이블 위에서 구르는 동안, 창밖의 세계는 완전한 정적에 빠졌다. 빗소리가 멈추고, 바람도 잠잠해졌다. 주사위가 멈췄을 때, 그것은 가장 높은 숫자 여섯을 가리키고 있었다.

바로 그 순간, 창밖으로 무지개가 나타났다. 비는 멈추고 따스한 햇살이 방 안으로 스며들었다. 보드게임의 말 피스들이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했고, 게임판도 점점 투명해졌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하나의 카드였다. 들어올려 보니 그 카드에는 내 얼굴이 그려져 있었고, 뒷면에는 단 한 문장이 적혀 있었다.

"다음 게임의 주인을 선택하라." 나는 이제 누구에게 이 보드게임을 전할지 결정해야 했다. 창밖에서 새로운 비구름이 조용히 모여들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