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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친남편

남사친의 이중생활: 남편이 되기까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그의 메시지를 확인하는 내 모습이 낯설었다. 남사친이라는 편리한 레이블 아래, 우리는 서로에게 안전한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혹은 그렇게 믿고 싶었다.

"오늘도 야근이야? 저녁 먹었어?" 진우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평범한 문자 속에서도 따스함이 느껴졌다. 7년 지기 남사친이 보내는 일상적인 안부. 하지만 그 메시지를 읽는 내 심장은 일상적이지 않게 뛰었다.

사무실 창밖으로 도시의 불빛이 차가운 빗줄기에 번져갔다. 야근으로 지친 나에게 그의 메시지는 언제나 작은 위안이었다. 진우는 늘 그랬다. 내가 필요할 때 어떻게든 나타났다. 하지만 우리는 선을 넘지 않았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아직 안 먹었어. 보고서 마감 중." 간결하게 답장을 보냈다.

10분 후, 사무실 문 앞에 진우가 서 있었다. 손에는 따뜻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컵라면과 주먹밥. 그의 머리카락에는 빗물이 맺혀 있었다.

"밥은 제때 챙겨 먹어야지." 그가 웃으며 말했다. 그의 미소가 내 마음에 파문을 일으켰다.

우리의 '남사친' 관계는 대학 시절부터 시작됐다. 같은 과 동기로 만나 서로의 연애 상담을 들어주고, 술자리에서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우정을 쌓았다. 하지만 졸업 후에도, 취업 후에도, 서로의 곁을 떠나지 않는 우리 모습이 점점 이상하게 느껴졌다.

"이거 먹고 일해. 내일 아침에 데리러 올게." 진우는 내 책상 위에 음식을 올려놓고 떠났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문득 깨달았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연인도, 그저 친구도 아닌 애매한 관계가 되어버렸다.

삼 개월 후, 진우의 결혼식이 있었다. 웨딩홀 화장실 칸막이 안에서 나는 참을 수 없는 눈물을 쏟아냈다. 가슴 속에 숨겨왔던 감정이 폭발했다. 너무 늦게 깨달았다. 내가 그를 사랑한다는 것을.

화장을 고치고 웨딩홀로 돌아가려는 순간, 신랑 대기실 앞에서 진우와 마주쳤다. 그의 눈에도 무언가 복잡한 감정이 서려 있었다.

"왜 이제야 말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나온 말이었다. "왜 7년이나 기다렸어?"

진우는 잠시 침묵했다. "넌 항상 날 '남사친'이라고 불렀잖아. 그 이상을 원하지 않는다고 생각했어."

웨딩홀에 울려 퍼지는 결혼행진곡. 사람들의 기대에 찬 시선 속에서 나는 신부 대기실로 들어갔다. 흰 드레스를 입은 내 모습이 거울에 비쳤다. 아버지가 내 손을 잡았다.

"준비됐니, 딸?"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였다. 우리의 결혼식. 진우와 나의.

때로는 가장 가까운 사람이 가장 보이지 않는 법이다. 남사친에서 남편이 되기까지, 우리는 7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그리고 오늘, 나는 마침내 그에게 말했다. "친구가 아닌, 남편으로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