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사친의 영상: 말하지 못한 진실
유튜브 알림이 울렸을 때, 나는 현우의 이름을 보고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고등학교 때부터 내 곁을 지켜온 남사친이 드디어 자신의 채널을 시작한 것이다. 엄지를 들어 알림을 누르자 화면 가득 현우의 얼굴이 나타났다. 언제나처럼 수줍은 미소를 띠고 있었지만, 그의 눈에는 평소와 다른 결연함이 서려 있었다.
"안녕, 지윤아. 이 영상은 너에게만 공개되어 있어." 갑작스러운 그의 말에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이제 곧 난 군대에 가. 너에게 하고 싶었던 말이 있는데, 차마 얼굴 보며 말할 용기가 없어서..." 그의 목소리가 흔들렸다. 스피커에서 나오는 그의 떨리는 숨소리가 내 귓가에 생생하게 울렸다.
화면 속 현우는 책상 위에 놓인 사진첩을 조심스럽게 펼쳤다. 우리의 고등학교 수학여행, 대학 입학 축하 파티, 그리고 지난 여름 한강에서 찍은 사진들이 차례로 등장했다. 그 모든 순간 속에서 현우는 항상 내 옆에 있었다. 가장 가까운 친구로, 믿음직한 상담자로, 그리고...
"지윤아, 내가 네 곁에 있었던 5년 동안, 난 항상 너를 좋아했어." 그의 고백에 내 손이 저절로 입을 막았다. 창문으로 비치는 석양빛이 내 얼굴을 붉게 물들였지만, 그것이 부끄러움 때문인지 충격 때문인지 나조차 구분할 수 없었다.
"너가 세 번의 이별을 겪는 동안, 난 네 어깨에 빌려준 내 셔츠에 묻은 너의 눈물 자국을 지우지 않았어. 너의 웃음을 위해 바보 같은 농담을 계속 던졌고, 너의 생일마다 네가 좋아하는 딸기 케이크를 사기 위해 세 시간을 기다렸지." 현우의 목소리에서 오랫동안 숨겨온 감정이 물결처럼 쏟아졌다.
화면 속 현우는 잠시 숨을 고르더니 창밖을 바라보았다. 그의 방 창문으로 보이는 하늘은 내가 지금 바라보는 것과 똑같은 빛깔이었다. "하지만 이건 고백이 아니야. 그냥... 내가 떠나기 전에 알아주었으면 하는 진실이야."
영상은 갑자기 멈췄다. 화면이 검게 변하고 작은 글씨가 나타났다. "지윤아, 이 영상을 보고 나서도 우리가 예전처럼 편하게 남사친으로 지낼 수 있다면 좋겠어. 이건 그냥 내 마음의 짐을 내려놓는 거야."
손가락으로 화면을 닦았지만, 눈물이 내 눈에서 흘러내린 것이었다. 방 안에 혼자 있었지만, 갑자기 그의 체취가 느껴지는 듯했다. 창가에 놓인 내 옷장 속, 현우가 빌려준 후드티가 기억났다. 그것을 꺼내 품에 안자 익숙한 그의 향기가 코끝을 스쳤다.
휴대폰을 집어 들고 현우에게 전화를 걸었다. 통화 연결음이 세 번 울렸을 때, 갑자기 생각했다. 우리는 5년 동안 친구였지만, 지금 이 순간 내가 말하려는 답변이 무엇인지 나조차도 아직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