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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친 유튜버: 화면 너머의 진실

구독자 70만 명을 돌파한 그날 밤, 유진의 인스타그램 DM에 도착한 메시지는 단 한 줄이었다. "네가 찍은 모든 영상에 내가 있다는 걸 알고 있니?"

유진은 침을 꿀꺽 삼켰다. 스마트폰 화면이 흐릿해질 정도로 손에 땀이 배어 나왔다. 발신자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낸 남사친 민우였다. 그녀의 유튜브 채널 '유진의 일상로그'에서 그는 단 한 번도 등장한 적 없었다. 아니, 등장시키지 않았다.

"무슨 소리야?" 유진은 떨리는 손으로 답장을 보냈다.

민우의 답장은 빠르게 도착했다. "커피숍 창가에 비친 내 모습, 네 뒤로 지나가는 사람들 사이의 나, 심지어 네 방 책장에 꽂힌 사진 속의 나까지. 네 영상을 프레임별로 분석했어."

유진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녀는 서둘러 자신의 영상들을 돌려보기 시작했다. 지난 2년간 올린 342개의 영상 속에서, 그가 말한 대로였다. 의도치 않게 찍힌 민우의 흔적들이 곳곳에 있었다. 카페 창문에 희미하게 비친 그의 실루엣,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모습, 쇼핑몰 에스컬레이터에서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그의 뒷모습...

"이게 다 우연일 리가 없잖아." 민우의 메시지가 이어졌다. "네가 날 피하면서도 계속 내 주변을 맴돌았다는 증거야."

화면을 보며 유진의 얼굴이 붉어졌다. 고등학교 졸업 이후 그녀는 민우에게 고백했다가 거절당했다. 그 후로 그를 의식적으로 피했지만, 같은 동네에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같은 공간에 있게 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많이? 그것도 모든 영상에?

"난 스토커가 아니야." 유진은 필사적으로 변명했다.

"알아." 민우의 답장이 왔다. "그래서 나도 고백할게. 네 채널의 첫 번째 구독자가 나야. 매 영상마다 첫 댓글을 다는 'BlueM'이 누군지 알아? 나야. 네가 나를 찍고 있다면, 나도 너를 지켜보고 있었어."

유진은 얼어붙었다. 'BlueM'은 그녀의 가장 열성적인 팬으로, 항상 따뜻한 응원을 남기는 사람이었다. 2년 내내, 그녀가 민우를 몰래 영상에 담아냈듯이, 민우도 그녀의 콘텐츠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고 있었던 것이다.

"내일 해변공원 벤치에서 만나자." 민우의 마지막 메시지가 도착했다. "이번엔 우리 둘 다 카메라 앞에 함께 서는 거야."

유진은 스마트폰을 내려놓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내일의 영상은 그동안의 어떤 콘텐츠보다 많은 조회수를 기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녀의 채널 역사상 가장 진실된 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