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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친초콜렛

남사친에게 전한 비밀의 초콜렛

모든 초콜릿이 사라지는 순간이 있다. 발렌타인데이 다음 날, 동우의 책상 서랍 안에 작은 초콜릿 상자가 놓였을 때, 나는 그것이 우리 우정의 마지막 선물이 될 줄 몰랐다.

"너 또 초콜릿 받았네? 인기 많아서 좋겠다." 나는 시큰둥한 목소리로 말했지만, 가슴 한구석이 아려왔다. 15년 지기 남사친이라는 타이틀은 이런 순간마다 나를 괴롭혔다.

동우는 서랍을 닫았다. "이거 누가 넣어둔 건지 모르겠다. 이름도 없어." 그는 평소처럼 무심한 표정이었다. 창가에서 들어오는 2월의 햇살이 그의 까만 머리카락 위에서 춤추었다.

"열어봐. 맛있을지도 모르잖아." 내 말에 그는 상자를 열었다. 손수 만든 다크 초콜릿이 정성스레 놓여 있었다. 지난 밤 내가 부엌에서 네 시간 동안 만든 것들. 비터스위트 초콜릿 향이 교실에 퍼졌다.

동우는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와, 이거 진짜 맛있다. 누가 만든 거지?"

나는 어깨를 으쓱했다. "어떻게 알아. 너의 팬클럽 중 하나겠지." 거짓말은 항상 쉬웠다. 15년 동안 감정을 숨기며 살아온 사람에게는.

"근데 이거..." 동우가 갑자기 눈을 크게 뜨더니 초콜릿 상자 밑에서 작은 쪽지를 꺼냈다. 내 심장이 멈춘 것 같았다. 어젯밤 너무 피곤해서 실수로 넣어둔 메모. '동우에게, 나 사실 널 좋아해. 15년 동안.'

그의 눈이 커졌다. "이거... 민지야?" 내 이름을 부르는 그의 목소리가 달라졌다.

도망치고 싶었다. 15년의 우정이 깨지는 소리가 귓가에 울렸다. "아니... 그게... 장난이야." 내 입에서 또다시 거짓말이 흘러나왔다.

동우는 한참을 말없이 나를 바라보더니, 갑자기 책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꺼낸 것은 작은 초콜릿 상자. 내가 준 것과 거의 똑같은 모양이었다.

"열어봐," 그가 말했다.

떨리는 손으로 상자를 열었다. 그 안에는 서툴게 만든 초콜릿과 함께 작은 쪽지가 있었다. '민지에게, 나도 사실 널 좋아해. 15년 동안.'

창밖에서 불어오는 2월의 바람이 커튼을 흔들었고, 햇살은 두 개의 초콜릿 상자 위에 따스하게 내리쬐었다. 때로는 가장 달콤한 고백이 초콜릿처럼, 오랜 시간 녹지 않고 기다린다는 것을 그때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