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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사친판타지

판타지가 된 남사친: 그가 마법을 쓰기 시작했다

민준이가 손가락을 튕기자 공중에 작은 불꽃이 피어올랐다. 나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 10년지기 남사친이 갑자기 마법을 부리기 시작한 건, 우리 고등학교 졸업식 날이었다.

"놀랐어? 내가 너한테 말 못 한 게 있어." 민준이는 마치 간식 숨겨놓은 얘기하듯 태평하게 말했다. 그의 손끝에서 춤추는 불꽃은 파란색에서 보라색으로, 다시 금빛으로 변했다. 너무 아름다워서 위험하다는 사실조차 잊게 만들었다.

"말 못 한 게 있다고? 네가 해리 포터라도 된 줄 알았네!" 내 목소리가 떨렸다. 주변을 둘러보니 다행히 교정은 텅 비어 있었다. 벚꽃 잎이 봄바람에 흩날렸고, 졸업장은 여전히 내 손에 꼭 쥐어져 있었다.

민준이는 웃으며 말했다. "판타지 소설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 아니야. 우리 세계에도 마법이 있어. 다만 대부분 사람들은 보지 못할 뿐이지."

그때 민준이의 눈동자가 변했다. 까만 동공 주위로 금색 테두리가 생겨났고, 그 광채가 나를 사로잡았다. 평소의 그가 아니었다. 어쩌면 지난 10년 동안 내가 알던 민준이는 가면을 쓴 모습이었을지도 모른다.

"왜 이제야 말해?" 나는 물었다. 내 목소리가 너무 날카로워서 스스로도 놀랐다.

"네가 선택받았거든." 그가 답했다. "오늘부터 너도 볼 수 있을 거야. 네 주변의 모든 것이 달라 보일 테니까 준비해."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세상이 변하기 시작했다. 벚꽃 잎 하나하나가 빛을 발했고, 학교 건물 위로는 보이지 않던 첨탑과 탑이 솟아올랐다. 멀리서 종소리가 들렸고, 공기 중에 전류가 흐르는 듯한 따끔한 감각이 피부를 스쳤다.

"이게 진짜 세계야," 민준이가 내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그 세계를 지켜야 해. 네가 평범한 사람이었다면 이런 얘기 절대 하지 않았을 거야."

그제서야 이해했다. 내가 읽던 모든 판타지 소설, 내가 꿈꿨던 모든 상상의 세계가 실제로 존재했던 것이다. 그리고 내 옆에 있던 남사친은 그 비밀을 지키는 수호자였다.

"선택은 네 몫이야," 민준이는 손바닥을 펼쳐 작은 크리스탈을 보여주었다. "이걸 받으면 돌아갈 수 없어. 하지만 거부하면, 오늘 본 모든 것을 잊게 될 거야."

망설임 없이 나는 그의 손에서 크리스탈을 집어들었다. 차가운 표면이 내 손바닥에 닿는 순간, 전신으로 에너지가 흘러들어 왔다. 숨이 막힐 듯한 쾌감과 함께 세상이 더욱 선명해졌다.

민준이의 미소가 활짝 피어났다. "축하해, 이제 네 눈으로 세상의 진실을 볼 수 있게 됐어."

그날 이후, 우리는 더 이상 '남사친'이라는 평범한 관계가 아니었다. 우리는 마법 세계의 동료가 되었고, 민준이는 나의 스승이 되었다. 때로는 내가 파편을 맞는 동안 그가 나를 막아섰고, 때로는 내가 그를 구했다. 우리는 함께 달렸고, 함께 싸웠으며, 함께 웃었다.

오늘, 마법사 학교 졸업식에서 내가 민준이의 손에 크리스탈을 쥐여주며 물었다. "기억해? 3년 전, 네가 나에게 했던 말." 그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우리의 손가락에서 동시에 불꽃이 피어올랐고, 이번에는 그 불꽃이 하나로 합쳐져 하늘로 솟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