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는 귀신: 마지막 리듬
"죽은 사람의 노래가 들리는 순간, 당신의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겁니다."
그건 시골 마을에 내려가면 어른들이 종종 들려주던 이야기였다. 어린 시절엔 웃으며 넘겼지만, 지금 스튜디오에 혼자 남은 나는 그 말이 떠올라 등골이 오싹해졌다. 새벽 3시, 마감을 앞둔 음악 프로듀서의 일상이었다. 녹음실 스피커에서 지직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처음엔 전기 노이즈라 생각했다.
그러나 점점 선명해지는 그 소리는 분명 노래였다. 여자의 목소리. 한 번도 녹음한 적 없는 멜로디가 스튜디오를 가득 채웠다. 낡은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듯한 빈티지한 음색, 그러나 가사는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다. 스위치를 전부 껐는데도 노래는 계속되었다.
공포에 질려 문을 향해 달렸다. 그 순간 노래가 멈추고 여자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왔다.
"내 노래, 마음에 들지 않나요?"
뒤돌아보니 녹음실 유리창 너머에 한 여자가 서 있었다.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얼굴은 희미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내가 알고 있는 어떤 가수도 아니었다. 고풍스러운 드레스를 입은 그녀는 마치 오래된 사진 속에서 걸어나온 듯했다.
"당신... 누구죠?"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
"저는 노래만 남겨진 사람이에요. 1938년, 이 자리에 있던 작은 녹음소에서 마지막 노래를 부르다 화재로 죽었죠."
목이 메었다. 그녀가 가리킨 벽에는 내가 한 번도 주의 깊게 보지 않았던 오래된 흑백 사진이 걸려 있었다. '스타더스트 레코딩 스튜디오'라는 간판 아래 그녀가 서 있었다. 캡션에는 '마지막 녹음을 앞둔 엘라 로즈, 화재 당일'이라고 적혀 있었다.
"내 노래를 세상에 들려주세요. 내가 남긴 것은 이것뿐이니까."
그녀의 목소리에 슬픔이 묻어났다. 녹음 장비가 저절로 작동하기 시작했다. 고개를 끄덕였다. 공포는 이미 흥미로 바뀌어 있었다. 프로듀서로서의 본능이었을까? 그날 밤 나는 귀신의 노래를 녹음했다.
다음 주, '엘라 로즈의 잃어버린 노래'라는 싱글이 차트 1위를 했다. 음악 평론가들은 이 "새롭게 발견된 빈티지 녹음"에 열광했다. 아무도 그것이 진짜 귀신의 노래인지 몰랐다. 성공의 파도에 올라탄 나는 그녀를 다시 만나길 기대했지만, 스튜디오에서 그녀의 모습은 다시 볼 수 없었다.
몇 주 후, 우연히 1938년 신문 기사를 발견했다. "재능 있는 가수 엘라 로즈, 데뷔 앨범 녹음 전 비극적 죽음." 그리고 그 아래 작은 글씨로: "생전 꿈꿨던 차트 1위를 이루지 못한 채..."
이제 매일 밤 레코딩을 마치고 나올 때, 스튜디오의 불을 끄며 작게 속삭인다. "엘라, 당신은 해냈어요." 때때로 멀리서 들려오는 희미한 웃음소리가, 어쩌면 나만의 착각이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