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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부모님

부모님의 노래: 기억이 흐르는 선율

어머니의 목소리가 사라진 것을 깨달은 건 정확히 그녀가 돌아가신 지 1년 후였다. 내 기억 속 어머니의 노래가 더 이상 어머니의 목소리로 들리지 않았다. 그 선율은 남아있었지만, 그녀만의 특별한 음색은 희미해져 버렸다.

오늘, 아버지 생신을 맞아 그의 서재를 정리하던 중 낡은 카세트테이프 하나를 발견했다. 손때 묻은 라벨에는 '현숙이에게, 1982년 봄'이라고 쓰여 있었다. 어머니의 이름이었다. 먼지 쌓인 테이프 플레이어를 찾아 꺼내고, 떨리는 손으로 테이프를 넣었다.

딸깍, 소리와 함께 테이프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잡음만 들렸다. 그러다 갑자기, 젊은 아버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현숙아, 이건 우리의 첫 번째 테이프야. 네가 좋아하는 노래들을 모아봤어."

그 순간, 나는 냄새를 맡았다. 어머니가 항상 뿌리던 재스민 향수 냄새가 방 안에 퍼지는 것 같았다. 쿵, 가슴이 뛰었다. 아버지의 목소리 뒤로 불현듯 피아노 소리가 흘러나왔고, 이어 젊은 아버지가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떨리는, 그러나 진심 어린 목소리로.

"창 밖에 비가 내리면, 네 생각이 나..."

차가운 서재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나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내게 불러주던 그 노래를 듣고 있었다. 내가 어머니의 노래라고 알고 있던 노래는, 원래 아버지의 노래였던 것이다. 테이프는 계속해서 돌아갔고, 아버지의 목소리는 때로 웃고, 때로 시를 읊고, 때로는 어색하게 노래했다.

마지막 트랙에서, 젊은 어머니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여보, 당신 목소리 정말 좋아요. 우리 아기가 태어나면 매일 이 테이프 들려줄 거예요."

테이프가 끝났을 때, 방안은 이미 어둠에 잠겨 있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가로등 불빛 아래, 아버지가 문간에 서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의 눈에는 오랫동안 억눌러온 눈물이 맺혀 있었다.

"아빠..." 내가 말을 이었다. "어머니의 노래가 사실은..."

"네 어머니는 내 목소리가 세상에서 제일 좋다고 항상 말했단다," 아버지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녀가 떠난 후로 한 번도 노래를 부르지 않았어."

그날 밤, 우리는 테이프를 다시 틀었다. 아버지는 40년 만에 처음으로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의 목소리는 이제 쉬어 있었지만, 그 안에 담긴 사랑은 여전히 선명했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 노래는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단지 다른 목소리를 통해 계속해서 흐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