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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병원

병원 드라마: 실제보다 더 현실적인

김준호 레지던트는 인턴 시험을 통과한 학생들에게 병원의 첫 규칙을 알려주었다. "여러분이 본 드라마는 모두 거짓말입니다." 열 명의 인턴들이 웃었다. 그들은 아직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수술실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멸균된 기구들이 스테인리스 트레이 위에서 형광등 빛을 반사해 차갑게 빛났다. 드라마에서 보던 긴박한 음악도, 초조한 가족들의 기다림도 없었다. 대신 마취된 환자의 규칙적인 숨소리와 모니터의 일정한 비프음만이 공간을 채웠다. 준호는 메스를 집어 들었다.

"시간이 얼마나 남았죠?" 그가 물었다.

"3분 40초입니다." 스크럽 간호사가 대답했다.

준호는 잠시 숨을 고르며 생각했다. 드라마 속 의사들은 항상 마지막 순간에 기적적인 해결책을 찾아내지만, 여기 현실에서는 시간이 그저 흘러갈 뿐이었다. 심정지 환자의 심장 마사지를 20분 넘게 계속하다 포기하는 장면은 어떤 드라마에서도 보여주지 않는다.

병원 드라마에 매료되어 의대에 진학했던 은지는 첫 당직날, 할머니 환자의 손을 잡고 밤을 새웠다. 환자의 가족들은 모두 집에 갔고, 드라마 속에서나 볼 법한 감동적인 대사 대신 은지는 그저 "괜찮으세요?"라는 말만 반복했다. 할머니는 대답 없이 천장만 바라보았다.

준호는 은지에게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내가 의대생일 때 가장 좋아했던 드라마가 있어. 그 드라마에서 주인공 의사는 항상 환자를 살렸지. 하지만 우리는 매일 누군가를 잃어." 은지는 처음으로 의학드라마의 가장 큰 거짓말을 깨달았다.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르는 병원 복도에서, 그들은 침묵 속에 커피를 마셨다.

그날 밤, 응급실에 한 교통사고 환자가 실려 왔다. 모니터의 심장 리듬이 불규칙해지기 시작했고, 준호는 제세동기를 요청했다. "충전 완료!" "모두 물러서세요!" 그리고 충격. 드라마처럼 환자의 몸은 침대에서 튀어 올랐지만, 심장 리듬은 돌아오지 않았다. 두 번, 세 번... 여섯 번째 충격 후에야 약한 심박동이 돌아왔다.

다음 날 아침, 준호는 인턴들에게 말했다. "어제의 환자는 살았습니다. 드라마라면 이 지점에서 환자가 눈을 뜨고 감동적인 대사가 이어지겠죠. 하지만 현실에서 그는 아직 의식이 없고, 앞으로도 깨어날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은지는 그날 저녁 기숙사로 돌아와 노트북을 열었다. 좋아하던 병원 드라마의 마지막 에피소드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주인공 의사가 불가능한 수술을 성공시키는 장면에서, 은지는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그녀는 알고 있었다. 진짜 병원 드라마는 화려한 스크린 위가 아니라, 소독약 냄새 가득한 복도와 형광등 아래서 매일 조용히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현실이 어떤 각본보다 더 놀랍고, 더 잔인하고, 더 아름답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