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의 마지막 이별
하얀 형광등이 켜진 병실에서 그녀의 손을 잡았을 때, 나는 그 손이 더 이상 따뜻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모니터에 찍히는 심장 박동 소리만이 우리의 침묵을 깨뜨렸다. 삐-. 삐-. 삐-. 그 소리는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음을 알려주는 시계였다.
"미안해요." 그녀가 겨우 입술을 움직여 말했다. 산소 마스크 아래로 희미하게 번진 분홍색 립스틱. 내가 선물했던 그녀가 가장 좋아하던 색이었다.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됐네요."
병원 복도에서는 바쁘게 움직이는 의사와 간호사들의 발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안내 방송, 어딘가에서 울리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뒤섞였다.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이곳에서, 우리는 마지막 순간을 맞이하고 있었다.
"괜찮아," 내가 말했다. 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우리가 함께 꾸었던 꿈들—시골 마을의 작은 집, 뒷마당에서 뛰어놀 아이들, 함께 맞이할 노년의 시간—이 모두 깨어나지 않을 꿈이 되어버린 순간이었다.
창밖으로는 봄비가 내리고 있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계절에, 우리는 끝을 마주하고 있었다. 빗방울이 창문을 타고 흘러내리는 모습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흐르는 눈물과 겹쳐 보였다.
"당신과의 시간이 내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들이었어요." 그녀가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는 이제 거의 들리지 않을 만큼 작아졌지만, 그 진심만은 병실 전체를 채울 만큼 커다랗게 느껴졌다.
간호사가 들어와 점적 주사를 확인하고 나갔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고작 그 짧은 순간 동안의 프라이버시뿐이었다. 병원은 개인의 슬픔에 오래 머물러주지 않는다. 여기서는 매일, 매 순간이 누군가에게는 시작이고 누군가에게는 끝이니까.
그녀의 손가락이 내 손을 살짝 쥐었다가 풀렸다. 그리고 모니터의 규칙적인 소리가 갑자기 길게 이어졌다. 삐—.
의사들이 달려왔고, 나는 뒤로 물러서야 했다. 그들의 움직임은 빨랐지만, 시간은 멈춘 것 같았다. 나는 알고 있었다. 이미 그녀는 떠났다는 것을.
며칠 후, 그녀의 소지품을 정리하던 중 접힌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펼쳐보니 그녀의 글씨체로 적힌 메모였다. "우리의 이별이 슬프지만, 당신과의 만남은 내 인생 최고의 기적이었어요. 사랑은 병원 침대에서 끝나지 않아요. 그것은 당신의 심장이 뛰는 한 계속될 거예요."
창가에 앉아 그 편지를 읽는 동안, 병원 정원에 갓 피어난 벚꽃 한 송이가 바람에 흩날려 내 발 앞에 떨어졌다. 마치 그녀가 마지막으로 보내온 작별 인사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