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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는 드라마: 우리가 만드는 이야기

그날 나는 처음으로 죽은 사람의 장례식에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 검은 옷을 입은 조문객들 사이에서 나는 입술을 깨물었지만, 결국 웃음이 터져 나왔다. 모두가 나를 쳐다봤다. 그 얼굴들, 놀라움과 분노와 혐오가 뒤섞인 표정들이 나를 향했다. 하지만 그들은 몰랐다. 관 속의 사람이 어떤 농담을 남겼는지를.

삼촌은 생전에 시나리오 작가였다. 그의 장례식장 영상에는 그가 쓴 마지막 대본이 재생되고 있었다. "내 장례식에 오신 여러분, 이제부터 여러분은 제가 연출하는 마지막 드라마의 배우입니다." 그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슬퍼하는 척하는 사람, 진심으로 슬퍼하는 사람, 무표정한 사람, 그리고... 웃음을 참지 못하는 조카."

내 이름이 언급되자 모두의 시선이 다시 나에게 쏠렸다. 삼촌의 목소리가 계속됐다. "그녀는 내가 죽기 전날 밤, 이 모든 대본을 함께 썼습니다. 여러분의 반응, 표정, 움직임까지.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은 모두 우리가 쓴 드라마의 한 장면 속에 있습니다."

장례식장에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누군가 헛기침을 했고, 다른 누군가는 자리에서 일어나려 했다. 그때 삼촌의 마지막 말이 이어졌다. "이제 모두 제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세요. 옆 사람에게 가장 재밌었던 추억을 말해보세요. 장례식이 쇼가 되게 해주세요."

처음에는 아무도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어머니가 일어나 삼촌과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눈물과 웃음이 뒤섞인 목소리로. 그리고 한 사람, 두 사람... 낯선 이들이 서로에게 이야기를 건네기 시작했다. 장례식장은 서서히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장례식이 끝나갈 무렵, 삼촌의 마지막 메시지가 재생됐다. "인생은 재밌는 드라마예요. 누군가에게는 비극이고, 누군가에게는 희극이지만, 결국 우리 모두는 같은 무대 위에 서 있습니다. 제 마지막 에피소드를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삼촌이 남긴 USB를 꺼내들었다. 봉투에는 '다음 드라마를 위한 대본'이라고 적혀 있었다. 열어보니 빈 종이뿐이었다. 마지막 페이지에만 한 줄이 적혀 있었다. "이제 네 차례야. 네가 쓰고 싶은 이야기를 써."

그날 밤, 나는 처음으로 키보드 앞에 앉았다. 첫 문장을 썼다. "그날 나는 처음으로 죽은 사람의 장례식에서 웃음을 참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