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의 병원: 제 식탁도 아프더군요
쾅! 처음으로 그의 리뷰를 읽은 날, 내 인생도 함께 뒤집어졌다. '맛의 외과의사'라는 필명의 그 음식평론가는 내 식당을 이렇게 해부했다. "여기 음식은 중환자실에 실려가야 할 정도다." 그 한 줄로 15년간 일궈온 내 맛집의 예약은 하룻밤 사이 텅 비었다.
주방에 서면 여전히 기름이 튀는 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지만, 예전의 활기찬 소음 대신 적막함이 가득했다. 손에 쥔 칼이 무겁게 느껴졌다. 스테인리스 조리대에 비친 내 얼굴은 마치 병원 대기실에서 나쁜 소식을 기다리는 환자 가족 같았다.
"김 셰프님, 살려주세요." 주방장 출신 사장인 나에게 스태프들이 애원했다. 그들의 월급을 책임져야 했다. 나는 결심했다. 그 평론가를 만나기로.
인터넷을 뒤지고 지인들에게 연락해 그를 찾아냈다. 놀랍게도 그는 실제로 의사였다. 종합병원 소화기내과 전문의. 낮에는 환자를, 밤에는 음식을 '진단'했다. 그의 병원을 찾아갔다.
"환자분 성함이..." 접수대 간호사가 물었다.
"환자는 제 식당입니다."
대기실은 사람으로 가득했다. 그들 중 몇몇은 내 식당에서 봤던 얼굴들이었다. 한 시간을 기다린 끝에 그의 진료실 문이 열렸다.
"맛의 외과의사... 박현우 선생님?" 내가 물었다.
그는 놀란 눈으로 나를 바라봤다. "김민재 셰프?"
"제 식당이 아픈 이유를 알려주세요."
그는 잠시 침묵했다. "셰프님의 음식에서 열정이 사라졌어요. 마치 만성질환 같았죠.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죽어가는."
그 말에 내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그가 정확히 맞췄다. 15년간 같은 메뉴, 같은 맛, 같은 칼질. 나는 요리사가 아닌 기계가 되어있었다.
"당신이 내 맛집을 병들게 했어요," 내가 말했다.
"아닙니다. 제가 한 건 진단뿐이에요. 치료는 셰프님 몫입니다."
그날 밤, 텅 빈 주방에 홀로 남아 내 인생 처음으로 새로운 메뉴를 창작했다. 손이 떨렸다. 마치 신입 의사가 첫 수술을 집도하듯.
두 달 후, 그가 다시 왔다. 이번엔 평론가로서가 아니라 손님으로. 내 새 메뉴를 맛보고 그는 깊은 숨을 내쉬었다.
"이제 퇴원해도 되겠네요, 김 셰프님의 맛집은."
그의 두 번째 리뷰는 더 많은 예약을 불러왔다.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내가 다시 요리를 사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때로는 가장 아픈 진단이 최고의 치료법이 된다. 내 주방 벽에는 이제 그의 리뷰가 액자에 걸려있다 - 맛집과 병원 사이, 내가 다시 건강을 되찾은 증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