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간식: 맛의 기억 찾기
혀에 닿는 순간, 그때의 기억이 밀물처럼 밀려왔다. 누워있던 병원 침대, 천장의 흰색 형광등, 그리고 어머니가 건네주던 달콤한 푸딩. 병원 간식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규정하는지는 아무도 몰랐다.
병원 복도에 서서, 나는 자판기 앞에 망설였다. 이곳은 내가 15년 전에 마지막으로 아버지를 본 곳이었다. 그때도 이런 식이었다. 아버지가 숨을 거두기 직전, 나는 간식을 사러 자판기 앞에 서 있었다. E-4 버튼, 초콜릿 푸딩.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던 것.
"괜찮으세요?" 옆에서 간호사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희미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자판기의 유리 표면에 비친 내 얼굴은 아버지와 닮아 있었다. 이번에는 D-7을 눌렀다. 딸기 요구르트. 어머니가 좋아하는 것.
중환자실로 향하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손에 든 요구르트는 차가웠지만, 가슴은 뜨거웠다. 병실 문을 열자 어머니는 여전히 눈을 감고 있었다. 모니터의 규칙적인 삐 소리만이 방을 채웠다.
"엄마, 딸기 요구르트 사왔어요."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의사는 오늘 밤이 고비라고 했다. 나는 요구르트를 침대 옆 테이블에 올려두고 어머니의 마른 손을 잡았다.
"기억해요? 내가 열 살 때, 맹장염으로 입원했을 때..." 아무런 변화도 없는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엄마가 매일 밤 몰래 푸딩을 가져다줬죠. 간호사들 모르게."
그때 어머니의 손가락이 미세하게 움직였다. 내 목소리에 반응하는 것 같았다. "아빠가 돌아가시기 전날 밤에도, 우리 셋이서 초콜릿 푸딩 나눠 먹었잖아요."
어머니의 눈꺼풀이 떨리더니 천천히 열렸다. 희미한 미소가 입가에 맺혔다. "딸... 기..." 그녀의 목소리는 바람 같았다.
요구르트 뚜껑을 열고 작은 스푼으로 한 숟가락을 떠서 어머니의 입술에 가져갔다. 그녀는 조금씩 핥았다. 그 순간, 모니터의 수치가 안정되기 시작했다.
의사가 들어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믿을 수 없군요. 갑자기 상태가 좋아지고 있어요."
어머니는 내 손을 꼭 쥐었다. "다음엔... 초콜릿 푸딩..." 그녀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때로는 가장 작은 것들—병원 자판기의 간식 한 개—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우리를 붙잡아주는 앵커가 된다. 그리고 나는 그날 이후로, 매일 다른 맛의 푸딩과 요구르트를 들고 어머니를 찾아갔다. 우리는 함께 맛의 기억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삶의 맛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