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의 고백: 우리가 서로에게 쓰는 처방전
삼 년째 매일 아침 열 시에 하는 일이 있다. 세 번의 노크를 하고, 403호 문을 열고, 환자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 그런데 오늘만큼은 문 앞에서 망설여졌다. 그녀에게 고백해야 할 것이 있었기 때문이다.
"안녕하세요, 윤주영 님." 내가 문을 열며 말했다. 창가에 앉아 있던 그녀가 고개를 돌렸다. 창문으로 비치는 아침 햇살이 그녀의 얼굴을 부드럽게 비추고 있었다. 삼 년 전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그녀는 여전히 아름다웠다.
"오늘도 일찍 오셨네요, 김 선생님." 그녀의 목소리는 항상 담담했다. 작은 화분들이 늘어선 병실 창가는 그녀가 만든 작은 정원이었다. 소독약 냄새 대신 은은한 라벤더 향이 코끝을 스쳤다.
체온, 혈압, 산소포화도를 확인하는 내 손이 평소보다 떨렸다. 오늘 그녀에게 말해야 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었다.
"윤주영 님, 사실... 제가 고백할 게 있어요."
그녀의 눈이 커졌다. 하얀 병실 벽에 붙은 달력이 펄럭이는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삼 년 전, 당신의 사고 당시... 구급차에 타고 있던 의사가 저였어요."
침묵이 병실을 가득 채웠다. 파란 링거액이 일정한 속도로 떨어지는 소리만 덩그러니 남았다.
"저는... 당신의 상태를 잘못 판단했어요.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대처했다면..." 내 목소리가 떨렸다. "당신이 지금 휠체어에 의지하지 않았을지도 모릅니다."
그녀는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다. 병원 정원의 벚꽃이 흩날리고 있었다.
"알고 있었어요." 그녀가 말했다.
나는 숨을 쉴 수 없었다.
"처음 이 병원에 왔을 때, 당신 이름을 보고 기억해냈어요. 사고 보고서에서 본 이름이었으니까." 그녀의 손이 내 손 위에 살며시 놓였다. "그런데 알아요? 당신이 매일 이렇게 와주는 거... 그게 나에겐 최고의 치료였어요."
내 눈에서 뜨거운 것이 흘러내렸다. 의사 가운 주머니가 무거웠다. 그 안에는 오늘 내가 그녀에게 주려던 사직서가 들어있었다.
"저도 고백할 게 있어요," 그녀가 미소 지었다. "당신을 기다리는 매일 아침이, 내 하루 중 가장 행복한 시간이에요."
창밖으로 흩날리는 벚꽃처럼, 우리의 상처와 죄책감이 바람에 휩쓸려 사라져가는 것을 느꼈다. 때로는 병원의 흰 벽 안에서도, 가장 진실된 고백이 가장 깊은 치유를 가져다준다는 것을 그날 비로소 알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