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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과자

달콤한 처방: 병원과 과자의 기억

누군가의 마지막 숨소리는 항상 소독약 냄새와 함께 찾아온다. 소아병동의 복도를 걸으며 나는 이 쓰디쓴 진실을 다시 한번 씹어 삼켰다. 오늘따라 병원의 형광등은 더 차갑게 느껴졌다.

하얀 가운 주머니 속에서 바스락거리는 과자 봉지를 만지작거렸다. 소아암 병동의 마지막 침대, 창가에 누워있는 열두 살 민지를 위한 것이었다. 규정상 금지된 간식이지만, 그 아이의 마지막 소원이라면 어떤 의사가 거절할 수 있을까.

"선생님, 오늘은 무슨 맛이에요?" 병실에 들어서자 민지의 창백한 얼굴이 해바라기처럼 내게 돌아왔다. 머리카락 하나 없는 그 아이의 미소는 병실 전체를 환하게 밝혔다.

"오늘은 딸기 마쉬멜로우야. 네가 좋아하는 거." 내 목소리가 떨리지 않도록 신경 쓰며 과자 봉지를 건넸다. 민지의 앙상한 손가락이 봉지를 열자 달콤한 향기가 병실에 퍼졌다.

"선생님은 어릴 때 어떤 과자를 좋아하셨어요?" 민지는 분홍색 마쉬멜로우를 입에 넣으며 물었다.

순간 나는 스물다섯 해 전으로 돌아갔다. 같은 병원, 같은 병동의 침대에 누워있던 여덟 살의 나.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가 몰래 가져다준 초콜릿 과자의 맛. 그것이 내가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순간이었다.

"나는 초코 웨하스를 좋아했어. 특히 병원에 있을 때." 민지에게 말하자 그 아이의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였다.

"선생님도 아팠어요?"

"응, 너처럼. 하지만 이겨냈지." 내가 거짓말을 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까. 나는 이겨내지 못했다. 다만 시간이 흘러 잊혀졌을 뿐이다. 내 병은 언제든 돌아올 수 있었다.

"그럼 저도 이겨낼 수 있어요?" 민지의 질문에 내 심장이 무거워졌다. 차트에는 '말기'라고 적혀 있었다. 하지만 내 입술은 다른 말을 내뱉었다.

"물론이지."

그날 밤, 민지는 평화롭게 잠들었다. 영원히. 빈 과자 봉지를 쥔 채로.

장례식 날, 나는 민지의 작은 관 위에 초코 웨하스 한 봉지를 올려놓았다. 병원을 나서는 길, 갑자기 어지러움이 밀려왔다. 내 혈액 검사 결과가 나왔을 테지. 재발이라는 단어가 이미 내 머릿속을 맴돌고 있었다.

병원 매점에 들어가 초코 웨하스 한 봉지를 샀다. 가운 주머니에 넣으며 생각했다. 어쩌면 의학은 과자와 같은지도 모른다. 잠시 고통을 잊게 해주는 달콤한 위안. 그러나 그 달콤함이 끝나면 우리는 모두 같은 현실로 돌아온다. 그래도 나는 민지처럼, 마지막 순간까지 그 달콤함을 선택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