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날씨: 실내에 내리는 보이지 않는 비
병원 6층 창가에 앉아 있으니 창밖의 맑은 햇살이 눈부셨다. 그런데 왜 병실 안에만 비가 내리는 것 같을까. 어머니의 병상 주변으로만 내리는, 나만 느끼는 그 비.
어제까지만 해도 폭우가 쏟아졌다. 도시 전체가 물에 잠길 것 같은 그런 비였다. 그런데 오늘, 어머니가 의식을 잃은 바로 오늘, 하늘은 그 어느 때보다 맑았다. 자연이 인간에게 보내는 가장 잔인한 아이러니였다.
"날씨가 좋아지면 산책 나가자고 했잖아요, 어머니." 내 목소리는 병실의 삭막한 공기 속에서 메아리처럼 공허하게 울렸다. 의식 없는 어머니는 대답하지 않았다. 심전도 기계만이 규칙적인 리듬으로 답했다. 삐... 삐... 삐...
병원 복도에서는 사람들이 분주히 오갔다. 누군가는 새 생명의 탄생을 기뻐하고, 누군가는 회복의 희망에 미소 짓고, 또 누군가는 나처럼 이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병원이라는 공간에는 다양한 날씨가 공존했다. 어떤 이에게는 화창한 봄날이고, 어떤 이에게는 폭풍우 치는 겨울이었다.
창가의 화분에 물을 주며 생각했다. 어머니는 항상 식물들에게 "오늘은 날씨가 어때?"라고 물으셨다. 어릴 적에는 그게 이상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식물들에게도 각자의 날씨가 있다는 것을. 그리고 사람에게도.
의사가 들어와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했다. "변화가 없네요," 그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서 비가 내리고 있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나가고 난 후, 나는 어머니의 손을 꼭 잡았다. 따뜻했다. 아직 체온이 남아있었다.
"어머니, 바깥은 정말 날씨가 좋아요. 햇살이 창문을 통해 들어와 어머니 얼굴에 닿고 있어요."
그때였다. 어머니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떨렸다. 나는 숨을 멈췄다. 다시 한번, 그리고 또 한번.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갑자기 심전도의 리듬이 바뀌었다. 간호사들이 급히 들어왔다.
의사가 어머니의 상태를 확인하며 놀란 표정을 지었다. "믿기 어렵지만, 의식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그리고 마침내, 어머니는 천천히 눈을 떴다.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물었다. "오늘... 날씨가... 어떠니?"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그제야 깨달았다. 병실 안에 내리던 비는 멈추고, 어머니와 나 사이에 작은 무지개가 피어나고 있었다는 것을. 인생의 날씨는 시시각각 변한다. 병원의 창문 너머로, 구름 한 점 없던 하늘에 작은 비구름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어쩌면 자연은 우리의 감정에 공감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