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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다이어트

병원에서 시작된 다이어트: 죽음의 30일

병원 복도를 걸을 때마다 내 발소리는 마치 죄인의 마지막 걸음처럼 무겁게 울렸다. 내 몸무게만큼이나 무거운 발걸음. 의사는 차트를 들여다보며 말했다. "박지수 님, 당장 체중 감량이 필요합니다. 현 상태로는 6개월 내 심각한 합병증이 예상돼요."

나는 겨우 서른둘. 아직 살아볼 날이 많은 나이에 '6개월'이라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날부터 내 인생의 가장 극단적인 다이어트가 시작됐다. 병원에서 추천한 '30일 집중 관리 프로그램'.

첫 일주일은 지옥이었다. 혀는 단 음식을 갈구했고, 위장은 끊임없이 울부짖었다. 병원 영양사가 짜준 식단표는 마치 중세 고문 도구 같았다. 단백질 쉐이크 한 잔, 삶은 닭가슴살과 채소 약간. 이게 전부였다.

이틀째 되던 날, 복도를 지나가다 문득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보았다. 뺨이 조금 들어간 것 같았다. 아니, 확실히 달라지고 있었다. 일주일이 지났을 때, 몸은 3kg이 줄었고 허리둘레도 조금 작아졌다. 그리고 그때,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병원 복도를 걸을 때마다 똑같은 얼굴의 환자들이 보였다. 모두 다이어트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사람들이었다. 우리는 서로를 알아봤고, 마치 비밀 결사대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열다섯 번째 날, 내 앞에서 걷던 여자가 갑자기 쓰러졌다. 의료진이 달려왔지만 그녀의 눈빛은 이미 멀리 떠나 있었다.

그날 밤, 병원 구내식당에서 같은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남자가 내게 속삭였다. "이 프로그램, 뭔가 이상해요. 벌써 세 명이 쓰러졌어요." 그의 얼굴은 핼쑥했고, 눈은 깊이 들어가 있었다. 나도 거울 속 내 모습이 낯설어지고 있었다. 얼굴은 갈수록 뾰족해지고, 눈은 이상하게 빛났다.

스물 번째 날, 나는 우연히 병원 지하실로 통하는 문을 발견했다. 의사들이 보지 않을 때 살짝 열어본 문 너머로 차가운 금속 냄새와 희미한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내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계단을 내려가자 거대한 유리관들이 늘어서 있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사람들이 있었다. 30일 프로그램을 완료한 사람들.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 치던 나는 차트에 적힌 내용을 보았다. '지방 추출 및 에너지 전환 프로젝트'. 그제야 모든 것이 이해됐다. 우리의 다이어트는 실험이었고, 우리가 잃은 체중은 다른 곳으로 옮겨지고 있었다.

오늘은 스물아홉 번째 날이다. 나는 15kg을 감량했고, 병원 의사들은 내일 '최종 검진'을 예약해뒀다. 하지만 그들은 모른다. 내가 이 쪽지를 복도 구석에 숨겨둘 것이라는 사실을. 당신이 이 글을 읽고 있다면, 아마 당신도 '30일 집중 관리 프로그램'에 등록한 사람일 것이다. 서둘러 이곳을 떠나라. 당신의 체중계가 가벼워질수록, 당신의 생명시계는 더 빨리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