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아이돌: 백의의 스타
응급실 자동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세상이 멈추었다. 피로 얼룩진 하얀 마스크를 쓴 그를 알아보는 데는 1초도 걸리지 않았다. 국민 아이돌 강민우, 내가 6년간 맹세코 지켜온 스타가 들것에 실려 들어왔다.
"심장마비 의심, 맥박 불안정, 산소포화도 87%!" 구급대원의 외침이 귓가를 울렸지만, 내 눈은 그의 창백한 얼굴에서 떨어질 줄 몰랐다. 화려한 무대 의상 대신 앙상한 병원복을 입은 그를 보는 건 마치 신화가 무너지는 것 같았다.
나는 응급의학과 3년 차 레지던트다. 그리고 '클라우드나인'의 열렬한 팬. 오늘 당직이 아니었다면 바로 지금, 그의 팬미팅 현장에 있었을 것이다. 우리 둘 다 다른 장소에 있어야 했는데, 운명은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우리를 만나게 했다.
"김 선생, 환자 바이탈 체크!" 선배 의사의 호통에 나는 현실로 돌아왔다. 의사로서의 본능이 팬으로서의 감정을 밀어냈다. 청진기를 귀에 걸고 그의 가슴에 대는 순간, 내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렸다. 수천 번 상상했던 첫 만남은 이런 모습이 아니었다.
심전도는 불규칙했고, 혈압은 위험할 정도로 낮았다. 그의 매니저에게서 들은 바로는, 민우는 최근 3개월 동안 하루 평균 2시간도 자지 못했다고 했다. 컴백 준비, 해외 투어, 광고 촬영. 스케줄 사이사이 그는 두통약과 에너지 드링크로 버텨왔다.
"과로성 심장마비입니다. 당장 중환자실로 이송하세요." 내 입에서 나온 진단은 마치 다른 사람의 목소리처럼 들렸다.
그날 밤 나는 차트를 핑계로 그의 병실을 세 번이나 들락거렸다. 새벽 두 시, 그가 눈을 떴다. 아무도 없는 줄 알고 작게 흐느끼던 그는 창가에 서 있는 나를 발견하고 당황했다.
"의사 선생님... 팬분이신가요?" 그가 내 가운 포켓에 꽂힌 그의 미니어처를 발견하고 물었다.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부정할 수는 없었다.
"네, 6년차 팬입니다. 그리고 당신의 담당 의사고요."
그는 오랜만에 진짜 웃음을 지었다고 했다. 무대 위의 완벽한 미소가 아닌, 피곤하고 연약한, 하지만 진실된 웃음이었다.
"선생님, 비밀 하나 말해도 될까요? 저는 사실... 아픈 걸 조금 바랐어요. 그냥... 잠시라도 모든 것을 멈추고 싶었거든요."
그 순간 나는 깨달았다. 병원은 어쩌면 그에게 유일한 안식처였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스포트라이트가 없고, 카메라가 없고, 끝없는 미소와 완벽함의 요구가 없는 곳. 아이돌이라는 화려한 무대 뒤에 숨겨진 외로움과 고통이 이곳에서는 그저 치유받아야 할 상처일 뿐이었다.
일주일 후, 그는 퇴원했다. 팬들 앞에 다시 완벽한 모습으로 서기 위해. 하지만 가끔 그는 정기 검진이라는 명목으로 병원을 찾아온다. 우리는 이제 환자와 의사 이상의 관계가 되었다. 그에게 병원은 무대만큼 익숙한 공간이 되었고, 나에게 그는 빛나는 아이돌이 아닌 그저 치유해야 할 한 사람이 되었다. 아마도 우리 둘 다 각자의 방식으로 서로를 치유하고 있는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