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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애니

병원 애니: 내가 그린 생명의 경계

병원 폐기물 처리장 뒤편, 나는 그것을 발견했다. 바람에 날려 쓰레기통 옆에 떨어진 스케치북. 표지에는 '카즈키 병동 402호'라고 적혀 있었다.

"가지고 가도 돼요?" 청소부에게 물었다. 그는 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죽은 애 물건이야."

그날 밤, 나는 스케치북을 펼쳤다. 첫 페이지부터 마지막까지, 모든 장면이 병원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스토리보드였다. 주인공은 항상 웃고 있는 소녀 '미오'. 그림은 놀라울 정도로 섬세했다. 잠옷 소매 아래로 보이는 주사 자국, 창문에 비친 달빛의 명암, 간호사가 남몰래 닦는 눈물까지.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랐을 때, 심장이 멎는 듯했다. 미오가 병실을 떠나 병원 옥상에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장면. 그 아래 작게 쓰인 글씨: "이건 내 이야기의 끝이 아니야. 누군가 이어서 그려줄 거라고 믿어."

다음 날, 나는 소아암 병동을 찾았다. 402호 병실은 비어 있었다. "카즈키라는 환자에 대해 알려주실 수 있나요?"

나이 든 간호사의 눈에 슬픔이 맺혔다. "열두 살 소녀였어요. 자신의 이야기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고 싶어 했죠. 끝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어요."

"미오... 그 캐릭터요?"

"본인이에요. 자신을 항상 웃는 소녀로 그렸죠. 현실에선... 많이 아팠거든요."

그날부터 나는 카즈키의 이야기를 이어 그리기 시작했다. 미오가 하늘을 날아 구름 위 세상에 도착하는 장면, 그곳에서 다른 아이들과 만나는 장면, 그리고 가끔 병원 창문으로 내려와 아픈 아이들의 꿈속에 등장하는 장면까지.

6개월 후, 내 애니메이션 '미오의 하늘 여행'이 소아암 재단의 후원으로 완성되었다. 상영회는 카즈키가 머물렀던 병원에서 열렸다. 아픈 아이들의 눈이 스크린 속 미오를 따라 반짝였다.

작은 소녀가 내게 다가왔다. "저도 미오처럼 제 이야기를 그리고 싶어요." 그녀의 머리는 없었지만, 눈빛만은 별처럼 빛났다.

나는 새 스케치북을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때로는 가장 어두운 병원 복도 끝에서도, 누군가의 상상력이 그린 빛이 우리를 인도한다는 것을 이제 나는 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