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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운동

병원 운동: 휠체어 마라톤

중환자실 창문으로 쏟아지는 햇살이 내 병실을 가득 채웠을 때, 나는 다시 한 번 내 다리를 움직여보려 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6개월 전 교통사고. 의사는 이제 내 하반신은 영원히 움직일 수 없을 거라고 했다. 병원 천장의 흰색 타일을 세는 것이 유일한 취미가 되었다. 409개. 매일 똑같은 숫자를 세며 나는 조금씩 무너져갔다.

"김준호 씨, 오늘부터 재활 시작합니다." 민준 물리치료사의 밝은 목소리가 내 무기력한 일상을 깨뜨렸다.

"무슨 소용이에요? 다신 걷지도 못하는데." 내 목소리에는 쓰라린 체념이 묻어있었다.

민준은 웃으며 휠체어를 내 침대 옆으로 밀어왔다. "누가 걷자고 했나요? 우리는 달릴 겁니다."

병원 뒤편 작은 운동장. 처음으로 휠체어를 타고 나왔을 때 맞이한 바람은 차갑고도 달콤했다. 코끝을 스치는 공기, 나뭇잎들의 속삭임, 멀리서 들리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까지. 모든 것이 선명했다.

"이게 뭐예요?" 내가 묻자, 민준은 휠체어에 장착된 특수 장갑을 내밀었다.

"휠체어 마라톤 준비입니다. 내년 봄, 병원에서 주최하는 첫 대회예요."

웃음이 터져 나왔다. "농담이겠죠?"

하지만 농담이 아니었다. 매일 아침 병원 뒤뜰에서의 운동은 지옥이었다. 손바닥에 물집이 잡히고, 터지고, 다시 단단한 굳은살로 변해갔다. 팔은 불에 데인 듯 아팠지만, 묘하게도 마음은 가벼워졌다.

동료들이 하나둘 생겼다. 뇌졸중으로 한쪽이 마비된 오십대 아저씨, 소아마비를 가진 열아홉 소녀, 전역한 지 얼마 안 된 척수 손상 군인까지. 우리는 서로의 휠체어를 밀어주며 웃었다.

대회 전날 밤, 병원 옥상에서 민준과 맥주를 마셨다. 불법이었지만, 그는 "내일의 우승자에게 주는 선물"이라며 웃었다.

"내일 우승 못하면 어쩌려고요?"

"김준호 씨, 아직도 모르겠어요? 당신은 이미 우승했어요."

그제야 깨달았다. 내가 이기고 있던 상대는 바퀴 달린 다른 환자들이 아니라, 나 자신의 절망이었다.

다음 날, 병원 주변 5km 코스를 달리며 나는 생각했다. 내 다리는 멈췄지만, 내 인생은 여전히 움직이고 있다고. 결승선을 통과할 때 환호성이 들렸다. 4등. 하지만 내 얼굴에 맺힌 땀방울은 우승 트로피보다 빛났다.

지금은 그 병원에서 휠체어 마라톤 코치로 일하고 있다. 새로운 환자들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며 말한다. 때로는 움직일 수 없는 것이 우리를 더 멀리 움직이게 한다고. 달리기 위해 꼭 다리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