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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유튜버

병원 유튜버: 마지막 구독자

병원 복도에서 링라이트가 떨어지는 소리는 심장 모니터의 평평한 신호음보다 더 크게 들렸다. 나는 폰을 들어 얼굴에 댔다.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오늘은 특별한 브이로그를 들고 왔습니다. 제 마지막 병원 투어."

6개월 전, '닥터J의 병원 이야기'라는 채널로 시작했다. 의대생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순수한 의도였다. 하지만 구독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콘텐츠는 점점 자극적으로 변했다. 수술실 몰래카메라, 환자 상태 공개, 응급실 패닉 상황 생중계. 매번 병원 윤리위원회의 경고장이 날아왔지만, 조회수 앞에서는 모든 경고가 무색했다.

복도를 걸으며 소독약 냄새를 깊게 들이마셨다. 한때는 이 냄새가 사명감을 일깨웠는데, 이제는 유튜브 수익의 냄새로만 느껴졌다. 내 발걸음은 중환자실로 향했다. 오늘의 주인공은 3번 병상의 할머니였다. 터미널 케어 중인 그녀는 내 채널의 단골 '출연자'였다. 시청자들은 그녀의 상태가 악화되는 과정에 열광했다.

"오늘은 특별한 이벤트가 있습니다. 구독자 100만 돌파 기념으로..." 말을 멈추고 주위를 살폈다. 간호사들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고, CCTV는 여전히 사각지대를 가지고 있었다. 완벽했다.

할머니의 병상 앞에 서자 화면 속 내 얼굴이 창백해 보였다. 할머니의 주름진 손이 내 손을 약하게 잡았다. 그녀의 눈이 떠졌다. "의사... 선생님..."

그 순간 스마트폰 알림이 울렸다. 실시간 시청자 수가 10만을 넘었다. 댓글이 폭주했다. '대박! 깨어났다!' '닥터J 대단해!' '더 가까이 보여줘요!'

할머니의 눈에는 갑자기 이해의 빛이 번쩍였다. 그녀는 내 전화기를 바라보았다. "그거... 찍는 거죠?" 그녀의 목소리는 약했지만 또렷했다. "내가... 구경거리였군요."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아니에요, 할머니. 이건 의학 교육용이에요."

그녀는 미소를 지었다. 너무 평화로운 미소였다. "괜찮아요. 나도... 구독자였으니까."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흘렀다. "당신 채널... 내 손녀가 보여줬어요. 의대생이거든요. 당신이... 그녀의 롤모델이었대요."

내 손에서 전화기가 미끄러져 떨어졌다. 화면이 깨졌지만, 라이브 방송은 계속되고 있었다. 할머니의 심장 모니터가 불규칙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경보음이 울렸다. 간호사들이 달려왔다.

그날 밤, 나는 마지막 영상을 업로드했다. 제목은 단순했다: "사과와 작별". 화면 속에서 의사 가운을 벗고 의사 면허증을 카메라에 보여주었다. 할머니의 손녀가 보낸 메시지를 읽었다: "할머니의 마지막 구독자가 되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구독자 수는 200만을 넘었지만, 내가 잃은 것의 무게를 측정할 수 있는 숫자는 없었다. 병원 복도를 마지막으로 걸으며 깨달았다. 진정한 치유자와 콘텐츠 창작자 사이의 경계를 넘은 그 순간, 나는 이미 둘 다 아니게 되었다는 것을.